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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디게임시장 생태 보고]신성장 동력 잃어버린 인디 '돌파구는…'


- '방치형 클리커' 돌풍 이후 후속작 '공백'
- 비슷한 장르 재생산으로 참신함 '부재'
- 개발사 늘어나지만 여전한 성공확률 '1%'
- 회사의 독자적인 방향성 유지가 '관건'
 

   

지나친 수익 추구로 성장 정체에 머문 국내 인디게임 시장에 새로운 타개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참신함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했던 인디게임 업계가 생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 색깔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방치형 클리커'로 대표되는 작품들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린 몇몇 개발사들조차 그렇다할 후속작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대중에게 외면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이들 회사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몇몇 신생회사들의 움직임이다. 생존을 위해서 소위 '잘나가는' 게임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회사가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인디게임 시장이 참신함을 무기로 성장해왔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여론이다. 게다가 이들이 쫓는 기존 회사들이 아직까지 스타트업 수준에 머물러 있어 총체적으로 인디게임시장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코스닥 상장 등 선례를 보여준 소수 기업들이 오픈마인드로 후발주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독립'과 '고립'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디게임사들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시스템이 시장에 정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모바일인디게임 시장이 본격적인 출발을 보인 지점을 3년 전쯤이라고들 얘기한다. 당시는 게임업계의 시장구조가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재편되던 때였는데, 그 틈을 노린 인디개발자들의 참신한 게임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인디업계는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레드오션으로의 변화
인디업계가 막 시작되던 때, 게임업계는 굉장한 활황기에 놓여있었다. 개발자가 회사를 나와 게임회사를 차린다고 소문이 나면, 당시의 몇몇 투자자들은 해당 게임사가 무슨 게임을 만드는지도 묻지 않고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몇 인디개발사는 수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틈새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이뤄낸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디'라는 단어는 어느새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양적팽창이 진행돼 새로운 생존경쟁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클리커와 방치형이라는 성공방식이 퍼져나갔고, 대형 게임사까지 경쟁에 참전하면서 소규모게임 시장은 더 이상 인디개발자들만의 생태계가 아니게 됐다. 생존경쟁에 지친 개발자들은 그들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 '아류작'을 개발하는데 집중했다.

   

   

'대박'은 없다
양적으로 보자면 현재 국내의 인디게임 업계는 최고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디게임업계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전체게임업계에서 볼 때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대형 회사에서 가져가는 90%를 뺀 나머지 10%를 나눠먹고 있을 뿐이다.
단적인 예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순위만 봐도 인디게임의 수익을 예측해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매출순위 100위권에 머물고 있는 게임들은 채 열 개가 되지 못하는데, 이 게임들 중에 자신의 순위를 3개월 이상 버티는 업체는 극소수다. 그래도 게임이 100위권에 진출했다면 중박 이상은 기록했다고 평가받는데, 그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대략 아래와 같다.  

   

일반적으로 150위권을 유지한 게임은 인앱결제를 통해 하루 2~3백만원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달로 계산하면 최대 9천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여기서 구글 측에게 수수료 30%를 제공하면 대략 6천 3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한다. 보통 인디게임에서 보상형광고 수익은 인앱결제 수익의 두 배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간단하게 계산해 1억 50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해외 매출도 발생한다면 그 수치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보상형광고와 해외 매출이 적다면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금액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에 있다. 몇 달간의 개발기간동안에 소비되는 개발자금을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부족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디게임의 주요 수익원으로 알려진 보상형광고를 유저들이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만큼의 성과를 거두는 업체가 전체 인디게임 업계에서 상위 3%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생태계 구조 변화 필요
인디업계에서의 몇몇 개발사는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부산의 게임개발사 '매직큐브'가 있다. 스마트폰 초기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바일게임 개발에 매진해 오고 있는 매직큐브는 그동안 수십 종의 모바일게임을 글로벌 마켓에 출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이 주된 성공요소로 작용하는 국내 시장이 아닌, 게임성으로 승부할 수 있는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춰온 매직큐브는 북미에서 유료 1위, 일본 인기순위 1위 등을 기록하며 자사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흔치 않은 분야였던 스팀 플랫폼을 통해 일찍이 성과를 올린 인디게임 개발사도 있다. 오드윈게임즈는 PC MMORPG '트리 오브 라이프'를 스팀에 출시해 수십억의 매출을 올리고,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는 등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 회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던 비결은 바로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디개발자들이 말하는 가장 힘들어지는 순간은 하나의 게임이 성공했을 때를 꼽는다. 다음 게임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따라 결국 비슷한 장르를 재생산 하면서 회사의 독창성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이렇듯 회사의 명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개발사들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인디게임업계를 넘어 중견게임사까지 성장할 수 있는 상생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선두 업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인디업계는 게임생태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의 근간을 튼튼하게 다지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게임이라는 문화를 대중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인디게임업계를 건강한 순환구조로 만들기 위해서는 업계 관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홍석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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