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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선하다고 무리한 운동…‘허리 고장’납니다
등산·골프 등 갑작스런 야외활동으로 가을철 ‘척추관 협착증’환자 급증
증상 심하지 않다면 수술없이 약물·물리 치료로 호전

추 모(70) 씨는 10여 년 전 은퇴한 이후에도 꾸준히 등산을 하며 건강을 관리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하순 “가을이라 날이 선선해졌다”며 무리하게 산행한 것이 추 씨에게 화근이 됐다. 등산 후 시작된 허리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엉덩이부터 다리 부위까지 모두 아팠다. 시간이 지나며 다리가 당기고 저려 걷기조차 힘들었다. 추석 연휴 내내 누워만 있던 그는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중증 수준의 ‘척추관 협착증’이었다.

대표적 척추 질환 중 하나인 ‘척추관협착증’은 요즘 같은 가을에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선선해진 날씨 덕에 추 씨처럼 등산, 골프 등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을 하다 허리에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09만여 명이었던 환자 수는 2015년에는 149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4년간 35% 이상 증가한 셈이다. 척추관 협착증이 발병하면 보행 장애는 물론 하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는 병원에 가면 무조건 수술을 하라고 할까봐 걱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어서 수술 뒤 부작용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없이 약물, 물리 치료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의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걷다 쉬다 반복…통증 양상 다양=척추관 협착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져, 척추관 내에 위치하는 신경 주머니와 신경이 압박되면서 허리와 다리에 통증과 여러 가지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장동균 인제대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교수(정형외과 전문의)는 “척추관 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허리와 엉덩이 부분에 나타나는 통증”이라며 “점차 증상이 심해지면 양쪽 다리까지 통증과 저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환자는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호전되기 때문에 걷다가 자주 쉬게 되는데 이를 의학적 용어로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점차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일상적 활동이 통증으로 인해 지장을 받게 되면 병원을 찾게 된다. 통증은 신경 주머니나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을 ‘아프다’, ‘저리다’, ‘시리다’로 표현하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의 진단에는 환자의 증상과 의사의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하다. 장 교수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 검사가 뼈와 신경 주위 조직을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척추관 협착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임상 증상, 의사의 진찰 소견, 영상 검사를 함께 시행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 심하지 않다면 수술 없이 통증 완화 가능=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고령의 환자에게 발생한다. 이들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통증에 의한 보행 장애다. 때문에 환자의 전신 상태와 병의 경과를 충분히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장 교수는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영상 검사에서 심한 협착이 발견되더라도 그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은 환자는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존적 치료의 목적은 통증의 완화와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신경마비기 없고, 증상이 중등도 이하인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좋다”며 “보존적 치료로는 침상 안정, 약물 치료, 경막 외 부신피질호르몬 주입, 보조기 착용, 물리 치료, 허리 근력 강화 운동 등이다”고 덧붙였다.

수술적 치료는 보존적 치료를 최소 3개월 이상 적극적으로 시행했음에도 엉덩이나 하지의 통증이 심해 잘 걷지 못하거나, 근력 약화 또는 감각 이상 등의 신경 증상이 급격히 진행하거나, 대소변 기능 장애가 발생한 경우 시행한다.

장 교수는 “수술 방법으로는 척추 후궁 절제술을 시행해 신경 주머니와 신경을 압박하는 뼈나 인대 등의 구조물을 제거하는 감압술을 시행한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척추 유합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간접 감압술, 경피적 후방 고정술 등 최소 침습법으로 시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수술 방법을 결정할 때에는 환자 증상의 정도, 환자의 나이, 활동도, 골밀도, 전신 상태 등을 모두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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