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재건축 투명성·공정성 확보…힘받는 서울시‘공공지원제’
市 “적절한 개입 불가피”
공공조합원제도 다시 등장
건설사·조합은 부정적 의견
사업중복 차단·효율성 확보
전문가들 “통합기구 도입필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혼탁해지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공공지원제의 확대ㆍ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민간의 영역이고 수주 역시 민간 건설사와 엮인 문제지만 시장 질서를 해치고 불법이 자행되는 이상 적절한 공공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큰 그림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제어하고 진행할 콘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공공지원제는 2010년 7월 서울시가 투명하고 공정한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공공관리제’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2014년 공공지원제로 바뀌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비사업의 공정한 추진을 위해 공공관리자가 돼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제도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클린업 시스템’을 통해 정보가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되는 게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공공관리를 적용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최대 7.9% 공사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2014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진수 건국대 교수는 2015년 서울의 조합과 추진위 임원 및 조합원, 관련 전문가 등 500여명을 설문조사해 실증분석한 결과 공공관리제가 투명성ㆍ효율성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보다 사업 지연 요소 등으로 만족도가 매우 낮다며 주민선택제로 전환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전경. [헤럴드DB]

건설사와 조합 모두 공공지원제를 마뜩잖아 한다. 공공관리제로 시공사 선정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변경돼 물량난을 겪고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주장이다. 조합 역시 사업 단계에 서울시가 개입하면 인허가 절차만 까다로워지고, 이에따른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조합 운영비용 조달에 어려움이 커진다는 입장이다.

공동시행방식을 도입하면 건축심의 이후로 시공사 선정을 앞당길 수 있어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속속 이를 도입했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이 혼탁해진 데는 공동시행방식에 따른 시공사 우선 선정 탓이 크다”면서 “공동시행으로 못 피하게 국토부에 건의할 것”이라고말했다.

법의 회색지대에 놓인 공공조합원제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구역에 국공유지가 포함될 경우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조합원제가 도입되면 조합의 국공유지 매입 부담이 감소하고 사업기간이 줄어드는 효과있어 공공지원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공공의 역할 확대에 따른 투명성 증진, 공공조합원 분양분의 임대주택 활용에 따른 주거복지 향상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일반분양분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를 이유로, 지자체는 재정 악화 우려를 들어 난색이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관련 법규와 권한을 체계화해 사업의 효율적 추진 및 일관성을 키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계획과 도시개발, 도시정비 등 중복적이고 중첩된 개별 법률로 인해 조합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업 진행 역시 들쭉날쭉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해친다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한 인허가 권한이 일선 지자체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보니 선심성 행정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강남권 재건축 사업은 한 구역 안에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진행 과정도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재개발ㆍ재건축 전반을 아우르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통합기구가 도입되면 불필요한 사업 중목을 막고 산발적인 사업추진에 따른 비효율성, 사업간 연계성 부족 등 문제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