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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빈 “실제 임성민 같은 사람있으면 결혼하라고 충고하고 싶죠”
종영드라마 JTBC ‘청춘시대2’ 송지원役
어린시절 선생님에 성추행 당하는 친구 목격
트라우마 극복과정 섬세하게 그려 호평
극중 ‘남사친’ 손승원과 찰떡호흡도 눈길


JTBC 금토극 ‘청춘시대2’에서 배우 박은빈의 사연은 결코 예사롭다고 할 수 없다. 하우스메이트 5명중에서도 매우 어둡고 힘든 사연이었다. 하지만 박은빈은 송지원 캐릭터를 잘 플어나갔다.

미술교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결국 자살하게 된 친구 문효진을 대신해,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 효진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상처는 의도치 않게 우연히 생기지만, 그 상처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다들 상처를 이겨내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 또박또박 말하는 박은빈이 똑똑하고 성숙해보였다. 송지원 캐릭터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해석, 연기해 공감할 수 있게 한 내공이 읽혀졌다.

“탈고가 안된 상태로 시작해 결말을 모르고 연기했다. 나 또한 예쁜 구두의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타인에게 진실을 추적하면서 제 스스로가 불안감을 느꼈다. 처음부터 박연선 작가님이 나를 믿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지원이 목격했던 사건은 미결인 채로 끝났다. 못된 짓을 한 선생은 처벌받지 않았다.

“마지막 정리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재판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효진은 힘든 삶을 살다가 자살했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힌 건 없었다. 정황증거만 있었다. 지원도 제대로 된 기억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선생님의 딸이 지원에게 ‘확신할 수 있냐’고 묻는다. 마지막에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났을 때 죄책감과 함께 안도감도 생긴 거다.”

이렇게 무거운 배역을 박은빈이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듯했다.

“어린 시절 성추행을 목격한 지원에게도 트라우마지만, 이를 폭로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게 좋았다. 어린 친구가 당했을 경험이 밀려오면서 실제로 떨려 목소리도 잘 안나왔다. 선생님이 원망스럽고, 공포스러웠다. 사은회에서 ‘당신이 어떤 짓을 했냐’고 말 못하고 ‘선생님 사과하세요’라고 하는 말도 잘 안나왔다. 피하고 싶지만 친구를 위해 나섰다.”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지만, 교사의 범행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청춘시대2’의 송지원을 본 사람들은 위로 받았다.

“통쾌한 해결이 아니었지만 유사경험이 있는 분들이 사연을 얘기해줘 감사했다. 저 또한 마음이 아팠고 심정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됐다. 12화에 ‘오늘 나는 저들을 위해 기도한다. 비바람 따위 맞지 말기를, 어찌할 수 없는 일은 겪지 말기를, 어쩔 수 없는 일을 겪었다면 이겨내기를’이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상처는 의도치 않게 우연히 생기지만, 그 상처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다들 상처를 이겨내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극중 효진은 상처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지원은 최대한 힘을 내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박은빈은 “그 일 이후 지원은 진실을 말하는 온전한 기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힘든 상황에서 냈던 용기에 대해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극중 임성민役의 손승원(오른쪽)과 찰떡호흡을 보인 박은빈.

‘청춘시대2’는 박은빈 외에도 4명의 여성 캐릭터들이 힘든 일을 겪지만 모두 사랑받았다. 캐릭터는 일부 비현실적인 내용이 있음에도 현실적인 공감을 얻었다.

“하우스메이트가 칼로 위협을 당하는,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경험을 한다. 시즌1에서는 하메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크고 작은 파장들이 계속 일어났다면, 시즌2는 그런 여파와 맞서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 중국 갔다온 이후의 취업, 친구가 당한 성추행 목격 기억을 되찾은 후의 진실 추적 등을 그렸다. 시청자들이 똑같은 사건을 겪지 않아도 극복 과정에 빠질 수 있어 사랑받은 것 같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밝고 자존감 강한 여대생이지만 이렇게 힘든 일을 해나간 송지원 곁에는 항상 학보사 동료 임성민(손승원)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젊잖게 말하면 키다리 아저씨이고, 송지원의 표현으로는 ‘꼬붕’이다. 송지원과 남사친 임성민의 관계는 ‘쏭성민’이라 해서 큰 환영을 받았다.

임성민에 대해 박은빈은 “표면적으로는 둘도 없는 친구다. 송지원 입장에서 보면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삶에 대한 태도나 사회를 보는 눈에 있어 변화가 찾아온 것인데, 세상속에 들어가 자기 자신과 맞서야 했던 혼란기를 겪는 상황에 성민이가 들어온다”면서 “성민이는 지원에게 강요하지 않고 딱 자기 할 일을 하는 남자다. 임성민 보다 괜찮은 남자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서사를 가질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은빈은 임성민 역을 맡은 손승원과 시즌1부터 함께 해, 리허설도 별로 하지 않아도 됐고 애드립도 많았다고 했다. 박은빈은 마지막에 “ ‘나 안죽어’라는 대사는 애드립”이라고 했다.

“승원 오빠가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 무대 경험이 많아서인지 호흡이 잘 맞았다. 오빠가 예측되는대로 연기를 안해 나도 그렇게 맞췄다. 예측이 안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리허설에서 맞추지 않아도 즉흥성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박은빈은 “실제로 대학학보사는 우리처럼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연세대 교내신문인 연세춘추에서 촬영했다) 임성민 캐릭터는 이상적이다. 실제 그런 사람이 있으면 결혼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민과 스킨십이 없어 아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헤드락도 걸고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자기 언어로 또박또박 말하는 박은빈이 똑똑하고 성숙해보였다. 송지원 캐릭터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해석, 연기해 공감할 수 있게 한 내공이 읽혀졌다. 서강대 심리학과와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그는 심리학을 통해 가치관과 인간에 대해 공부하면서 삶이 달라졌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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