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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일이 청구하던 보험금, 자동으로 받는다
절차 탓 소액청구 절반이 포기
금융위, 자동청구제 강력 추진
지급사유 발생하면 ‘자동’ 지급
교보 시범사업 ‘메기효과’ 기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실손의료보험 가입자 A씨는 병원 영수증을 20여 장 모아뒀다. 대부분 1~2만원 가량의 소액이다. 급하지 않다보니 언젠가 한꺼번에 청구할 생각이다. 다 합치면 30여 만원 가량 되는 듯 하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영수증을 일일이 찍어 전송할 생각을 하니 귀찮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어렵고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은 보험금 청구가 자동화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실손의료보험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ㆍ사보험 정책협의체’에서 보험금 자동청구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공ㆍ사보험 정책협의체 첫 회의를 통해 ▷보험료 인하 유도 ▷상품구조 개선 ▷비급여 관리 강화 ▷소비자 권익 강화 등을 주요 4개 의제를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소비자 권익 강화다.

정부 관계자는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 제출과 관련한 소비자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따라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 제출과 관련해 자동 청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사항에 자동청구 민원이 많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면서 “(보험사와 병원의)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어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인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업계도 큰 틀에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자동청구시스템 구축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는 등 관련 얘기가 오가고 있다”면서 “공사협의체를 통해 당국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시인했다.

그동안 실손의료보험 문제는 보험료 인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보험금 청구도 소비자의 큰 불편사항으로 지적돼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보험금 청구건수 2472만5000건(2015년 기준) 가운데 30만원 이하의 소액보험금 청구건이 1622만1000건(65.6%)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많은 가입자들이 번거로움 때문에 소액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험금 미청구 조사에서도 1만원 이하 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은 51.4%에 달했다. 가입자 절반 이상이 소액 진료비 청구를 아예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수요와 달리 자동 청구시스템 도입은 답보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인력과 시스템 구축 비용 등 때문에 현실화 되지 못했다. 보험사들이 환자의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축적된 진료 정보를 토대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험상품을 만든다는 것도 의료계의 반대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교보생명이 ‘메기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정부의 보험금 자동청구 블록체인 기술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교보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연내 도입을 목표로 현재 1개 병원과 시범 사업을 수행 중이다. 2020년까지 600개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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