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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성숙해진 금융당국, 안정된 금융시장
긴 연휴 끝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이상 오르며 출발했고 코스닥도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외국인들도 사자세가 강하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연휴 시작 전보다 낮아졌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극히 좁은 범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북핵 리스크는 초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분위기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는 3600억 위안(약 560억 달러)으로 한국의 전체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액(1222억 달러)의 46%를 차지한다. 금융당국의 확정적인 발언은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스와프 연장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것이며 아직 모든 게 완결되지 않았다”면서 “오늘도 협의가 잡혀 있다”고 말했다. 전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만기 연장과 관련해 당분간 현재 상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던 입장과 달라진게 없다. 오히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협상 난항이나 결렬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적어도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에 관한 한 한층 성숙해진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우선 한은과 기획재정부간 협력이 돋보인다. 불필요한 주도권 다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김 부총리는 “한중 통화스와프는 한은에서 실무 협의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주요국 통화스와프 협상을 정부가 주도해왔다는 통념을 깼다. 한은이 관련 발언에 일관적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확인해 줄 수 없다” “예단하지 말라” “노코멘트”라는 말을 자주했지만 감추려고 한다기 보다는 신중함으로 받아들여졌다.

통화스와프는 우리만 필요한 게 아니다. 위안화 환율 바스켓의 원화 비중은 10%를 넘는다. 위안화 국제화에 원화는 필수적이다. 북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중국 은행들은 미국의 금융제재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소로스 등 핫 머니는 아직도 중국을 먹이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 보복의 빚장을 풀지 않은 채 통화스와프만 얼음에 박 밀듯 연장하기도 쉽지않다. 발언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점에서 정치권에서 나오는 과한 발언들은 유감이다. “양국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거나 “발표시점을 놓고 양국간 협의중”이라거나 심지어 “낙관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하고 있다. 전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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