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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아이유가 복고를 재해석하는 방식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이유는 ‘밤편지’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부산의 전통가옥에서 부르는 ‘밤편지’에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함께 묻어난다.

아이유는 1980~90년대의 정서를 경험한 세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애수 어린 음색만으로 진한 감성을 우려낸다. 추억돋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리메이크 음반 <꽃갈피 둘>은 2014년 나온 리메이크 음반 <꽃갈피>의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밤편지‘처럼 아날로그 정서를 환기시킨다.

<꽃갈피 둘>에 실린 ‘가을 아침’과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는 여전히 음원차트 상위권에 있다. 9월 18일 선공개 형식으로 감짝 공개한 ‘가을 아침’은 차트 정상 ‘올킬’을 달성한 후 9일 낮 12시 현재에도 멜론차트 5위에 올라있다.

25살 여성이, 90년대 감성을 잘 모르면서 부른 리메이크곡들이 기억을 불러오게 하는 등 현재 대중의 정서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거창하게 말하면, 80~90년대 노래를 자신만의 감수성(예를들면 애수, 우수 등)으로 재해석하고 재창조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유는 ‘효리네민박’에서도 슬쩍쓸쩍 보여졌듯이, 아이 같으면서도 어른의 모습이 공존하는 듯하다. 25살 이지은속에는 쾌활한 아이와 어른스러움과 맑음, 순수, 불안 등 다양한 정서가 있다.

1991년 발표된 ‘가을 아침’은 기타리스트 이병우 작곡에, 양희은이 가사를 직접 쓰고 부른 노래다. 양희은은 뛰어난 작사가다. ‘가을 아침‘은 가사가 매우 잘 들리는 노래다. 어느 가을 아침 아버지, 어머니 모습과 그 집 아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떠오를 정도로 정감 있고 디테일 있는 표현법과 묘사력에 놀라게 된다.

아이유는 목소리의 힘만으로 ‘가을 아침’ 햇살처럼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물론 기타리스트 정성하의 기타 연주와 포크 뮤지션 하림의 ‘틴 휘슬’ 연주 등으로 아날로그 느낌을 강화하기는 했어도, 아이유의 청량한 음색이 감성을 깨우는 데에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유는 자신만의 감성으로 양희은의 정서와는 또 다른 섬세하고 포근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만들어낸다.

아이유가 톤을 약간 다운 시켜 부르는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에서도 김건모가 보이지 않는다. 중저음 음역에서도 진한 색깔의 감성을 표현해내고, 고음 없어도 호소력을 발휘하는, 그리고 차분한 가운데 격정이 몰아치는 음색을 가진 아이유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다.

2014년 나온 리메이크 음반 <꽃갈피>에서도 조덕배나 김완선 등 원곡가수가 보이지 않고 아이유가 보였던 것처럼 <꽃갈피 둘>의 ‘가을 아침’과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에서도 원곡가수의 창법과 음색을 지워내 그 자리에 아이유의 감성을 담아 재탄생시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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