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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서는 아들에게’…김용택 시인의 편지
“마을 앞에 서 있는 우람한 나무를 보아라. 너도 그렇게 너를 키워가야 한다. 급급해 하지 말고 서둘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고 나무처럼 그렇게 너를 키워가거라.”

자연과 사물,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김용택 시인이 요리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마음을 따르면 된다’를 냈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보낸 50통의 편지를 엮은 책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의 후속편 격이라 해도 좋다. 아들은 대학을 갔지만 자퇴를 하고 방황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다시 새롭게 공부를 하기 위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전작이 책 읽을 시간이 넉넉치 않은 아들에게 한 편의 에세이를 보내듯 쓴 편지글 모음집이라면, 이번 책은 멀리 떠난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격려하고 응원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주고 받은 편지에는 스펙없는 청춘, 방황 후 다시 일어서는 아들에 대한 시인의 걱정과 염려, 애정과 응원이 따뜻하게 녹아있다.

시인은 아들의 편지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아들이 골라 쓴 단어와 문장의 구조, 문장과 문장 사이를 오가며 암호 해독자처럼 아들의 마음자리를 예민하게 읽어내고 성장의 크기를 짚어낸다. 아들에게서 외로운 기색이 비치거나, 힘들어 보여도 그 스스로 조급하게 따지지 않고 조용히 응시하며 인생 선배로서 삶을 관통하는 경험의 지혜들을 들려준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편지를 써라’, 아무 말이라도 쓰면 “마음이 움직이고 활발”해지고 생각을 다잡아준다, ‘악착같이 살지 말거라. 남같이 살려고 하지 말아라. 너같이 살아라’‘좌절할 때 절망할 때 고통스러울 때 외로울 때, 그때 잊히지 않은 실수를 결코 잊지 마라’ 등 시인이 무한한 애정을 담아 아들에게 건네는 얘기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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