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질문화사(쑨지 지음, 홍승직 옮김, 알마)=중국의 유물, 물질문화를 통해 중국의 고대사를 기술한 흥미로운 저서. 중국국가박물관 연구원인 저자는 유뮬과 문헌을 연결시켜 문화유물에 내재된 사회적 기능을 기술해나간다. 감자의 보급은 중국의 급증하는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는데 기여했다, 중국의 인구는 청나라 때 급증해 건륭 때에 2억, 청말에 4억 인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신대륙에서 전해진 옥수수와 감자 등 고효율 작물의 역할이 컸다. 중국 수레는 세계적인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서 외부에 전해진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수레는 사실 기원전 수천 년 전, 고대 사회에서 이미 매우 우수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말등자도 유럽으로 전해진 발명품 중 하나로, 이란에선 ‘중국의 신발’로 불렀다는 기록을 전한다. 가단주철의 경우 전국시대 초기 발견되고 진한 시대 이래 광범위하게 쓰여 서양보다 이 기술이 2000년 앞선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양한 도구의 발명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한나라 장형이 발명했다는 풍풍지동의로 지진감식계격. 설치된 여덟마리의 용의 머리에 물린 구리 구슬이 아래 위치한 두꺼비가 입을 벌리고 있다가 구슬을 받는 형태로 지진이 발생하면 용이 구슬을 떨어뜨려 알게 되는데 방향까지알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국의 물질문화의 성과는 동아시아 문명의 바탕을 이룬다는 점에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맥락을 팔아라(정지원 외 지음, 미래의 창)=잘 되는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의 차이는? 이는 누구나의 관심사다. 과거엔 이 차이를 마케팅과 브랜드가 메워줬지만 지금은 답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노브랜드가 잘 나가는 시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소비자의 댓글 하나가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시대다. 저자들은 변화한 소비자의 이면을 좇는 대신 소비자의 니즈에 맥락을 입히라고 조언한다. 각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뜨개질에 비유하며, 원재료인 실뭉치를 대바늘로 한줄 한줄 엮어 마침내 멋진 옷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설명해나간다. 기존의 마케팅이 단지 소비자의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면, 이젠 감성과 특별한 경험을 통해 매니아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게임의 승패가 갈라진다. 가령 넷플릭스는 드라마 캐릭터들이 헬스 트레이닝을 도와주는 도구를 제공하지만 돈으로는 살 수 없다. 이들이 제공하는 것은 프로그램에 필요한 오픈소스 코드와 재료와 재료를 조립하는 도식뿐이기 때문이다. 락코프스 콘서트는 레이디 가가, 리한나 등 최정상의 뮤지션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지만 네 시간 봉사활동을 해야 티켓을 얻을 수 있다. ‘맛’이 넘쳐나는 시대에 맛을 좌우하는 것은 ‘맛’이 아니라 누구와 무엇을 이란 상황이다. 즉 맛보다 맥락이 중요하단 얘기다. 책은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에 당혹스러운 이들에게 시장에 대한 이해와영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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