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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티스 국방, 전술핵 재배치 논의 사실 확인…美의회조사국 “배치 가능한 핵무기는 B61”
美국방, 송영무 장관과 ‘전술핵재배치’ 논의 확인…실제 재배치 여부는 함구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국방부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달 송영무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가 실제 고려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지난 13일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 “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으며 핵무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전술핵 재배치 없이 현재의 ‘확장억제’만으로도 대북대응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 매티스 장관과의 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거론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논의한 적은 없으며 일부 언론과 국회의원들이 그런 요구를 하는데 확장억제를 좀 더 강화시켜야 되겠다는 요구를 함에 있어 국내 여론을 전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미 양국 정부의 부정적인 기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 의회조사국(CRS)은 미국이 만약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결정하더라도 가능한 기종은 B61 계열 투하용 핵폭탄이 유일하다는 보고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CRS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비축분 가운데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는 유일한 핵탄두 무기는 B61 폭탄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통제 아래 한국에 핵폭탄을 재배치하려면 폭탄을 저장할 기반시설을 다시 지어야 하고, 핵무기 유지와 핵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기 운용의 책임을 진 인력을 인증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한국에 배치 가능한 핵무기로는 B61 이외에도 B83 핵폭탄과 열핵탄두인 W76, W78 등이 거론됐다.

B61 핵폭탄은 현재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유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지에 180기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력은 종류에 따라 최대 350kt에 달한다. 이 정도라면 1945년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에 비해 20여 배 수준이다.

CRS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의 장·단점에 대한 미국과 한국 내 여론주도층의 의견도 소개했다.

CRS는 “핵무기 재배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핵무기의 존재가 북한에 강력한 억제 메시지를 보내고 한국에는 강력한 (미국의 방위) 약속을 입증하며, 북한의 공격에 빠른 핵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핵무기가 북한의 공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북한과의 협상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했다.

반면 CRS는 “재배치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핵무기가 북한의 표적이 되고 위기 상황에서 조기 공격을 유발할 수 있으며, 미국에 있는 핵무기로도 억제력이 충분하고 재배치에 필요한 시설을 짓는 데 비용이 들면서 재래식 군사력을 손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핵무기 저장과 보안, 안전을 위한 기반시설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군사적 우선 사항들에 들어가는 재원을 소모할 수 있고, 운용 요원을 훈련하고 인증하는 데 드는 시간이 다른 군사 임무의 준비 태세를 훼손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전술핵 배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면 해상기지 옵션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된다고 CRS는 밝혔다. 이밖에 CRS는 중국은 미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도발 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 출신인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미국 정부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화당 소속으로 일리노이주(州) 10선 하원의원을 지낸 만줄로 소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한국에서 전술핵 배치가 유용한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되면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의미 있는 목표를 향한 활동의 도덕적 토대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1991년 미국이 전술핵을 철수한 목적은 관계를 증진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본보기가 되게 하려는 것이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로이 스탠거론 KEI 연구원은 “전술핵으로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뒤 “전술핵 재배치는 심리적 억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용성이 크지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전술핵보다 훨씬 폭발력이 강한 무기를 갖고 있고, 핵무기를장착한 잠수함이 언제든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며 미국의 핵억지력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한국에 전술핵이 들어가게 되면 북한도 전술핵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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