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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벌어 살아도 괜찮아(오가아 사야카 지음, 이지수 옮김, 더난출판)=우리는 종종 일에 매이지 않는 느슨한 삶을 동경한다. 내일, 미래에 오늘을 저당잡힌 채 정신없이 보내면서, ‘꼭 이래야 하나’ 싶은 순간이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일본의 신진 문화인류학자 오가와 사야카 역시 출발은 그랬다. 그리고 하루벌어 먹고 살면서도 그런대로 행복한 탄자니아 마을을 찾아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하루벌이 삶이 패배와 낙오로 도장찍지만 탄자니아에선 유연하고 역동적인 보편적인 경제활동이다.그가 탐색한 탄자니아 도시 지역은 노점상, 영세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이 경제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 도시 인구의 66퍼센트가 영세 자영업이나 날품팔이 노동과 같은 비공식 경제활동 종사자다. 직업의 서열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 주어진 이 일, 저 일을 하며 삶의 가치를 찾는다. 저자는 이를 수렵채집인 경제로 보고, 새로운 대안 경제의 모습을 발견한다. 즉 ‘오늘을 사는 삶’이다.연간 필요한 소비량만 겨우 채우는 정도로만 주식 작물을 생산하는 통궤족 등을 통해 마을간 불균형이 어떻게 해소되는지,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관계를 통해 경제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보여준다.

자유의 비극(유진수 지음, 한길사)=무인도에서 홀로 지내던 로빈슨은 이웃섬에 사는 식인종에게서 원주민 프라이데이를 구출해 같이 지내게 된다. 외로웠던 로빈슨에게 프라이데이의 등장은 행복을 가져다 줄까. 경제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이 설정은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무인도에서 자유가 비극이 될 수 있는 열두 가지 이유를 댄다. 홀로 지낼 때는 무의미 했던 자유나 권리, 의무가 프라이데이의 등장으로 중요해지면서 우선 소유문제가 발생한다. 무인도에 있는 물건에 대한 소유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채집을 할지, 어느 정도로 할지 정해야 한다. 또 서로 채집한 걸 어떻게 거래할지 거래의 자유도 정해야 한다. 제로섬 사회에서 채집의 자유는 공정한 경쟁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선 누군가 피해를 보게 된다. 결국 불평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채집의 자유를 허용할 경우 채집 경쟁으로 자원이 고갈될 수 있다. 공유자원의 비극이다. 거래도 불공정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자유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들려준다. 우리가 진정으로 선택할 자유가 있는지, 오늘날 어떤 자유 개념이 적합한지 등 새로운 시각으로 자유를 들여다볼 수 있게 이끈다.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김종광 지음, 교유서가)=열 여섯 종의 소설을 낸 소설가 김종광이 첫 산문집을 냈다. 3부 50편의 넉넉한 읽을 거리를 담은 산문집으로,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서민들의 삶을 포착해 쓴 이웃열전이 43편, 나머지 7편은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자화상 격이다. 산문집이지만 김종광 특유의 입담에 배시시 웃음이 배어나오는 그의 여느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결혼식 전날 남녀의 심리를 포착한 ‘기다려, 내가 갈게!’를 비롯, 연인을 구한답시고 가출해 다단계에 빠지고 오징어배를 타고 15개월만에 돌아온 아들과 아버지의 첫 대화, 요절한 남편을 대신, 고난의 행군을 벌이며 세 아들을 키워낸 횡성댁의 휴대폰 분실기 등 주변에서 익히 들을 만한 얘기를 김종광식 해학으로 버무려 맛깔나게 담아냈다.자서전 편에선, 스스로를 ‘20년동안 가족을 팔아먹는 자’로 지칭하는가 하면, 글쓰기를 “10년간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썼지만 스스로 글 쓰는 방법을 터득하기는 커녕 고통스럽고 막막함의 정도만 더해가니, ‘절로 잘 쓸 수 밖에 없게 된다’가 아니라 ‘써도 써도 발전이 없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야기꾼 김종광의 독보적 영역이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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