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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VIP, 女 성범죄 다룬 장면 ‘여혐’논란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영화관에서 부들부들 떨다 밖으로 나가 헛구역질을 하고 다시 들어갔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브이아이피(VIP)’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에도 불구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성범죄 장면에 대한 도 넘은 연출로 여혐 논란을 촉발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중 VIP 이종석이 여성을 타깃으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의 묘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악마성을 부각시킨다는 이유로 나체의 피투성이 여성이 등장하는가 하면 여성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 때문이다. 초반 여성을 살해하는 이종석의 모습이 필요이상으로 구체적이고 길다. 시체 역할을 맡은 신인 여배우만 무려 9명이 될 정도로 살해 묘사가 지나치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신인 여배우의 간절함을 이용해 몹쓸 포르노를 찍었다”며 “느와르라더니 강간 범죄 포르노였다. 실망이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모든 살인과 강간이 오로지 포르노로 소비되는 쓰레기만도 못한 영화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영화 연출이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남자 캐릭터들은 죽는 장면이 나올 뿐인데, 여성 캐릭터들은 굉장히 자세히 강간 당하고 고문당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과정이 나온다”며 “이 영화에서 도구로도 사용되지 못하고 오직 강간 살인의 피해자로써의 여성만 존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인 수위와 여성 캐릭터 논란이 커지자 지난 24일 박훈정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폭력은 폭력으로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긴장을 더하려면 그런 장면이 연출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렇기에 표현의 수위와 불쾌하다는 반응들에 대해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이런 연출 의도에 동의하는 관객도 없지는 않다. 영화를 관람한 한 관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 묘사로 인해 영화적 재미가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 관객은 영화의 ‘여혐 논란’에 대해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피해자 묘사는 영화를 위한 것이었으며 그로 인해 ‘여혐’ 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건 지나친 망상”이라고 설명했다.

한 영화평론가는 이런 논란에 대해 “표현의 자유는 사상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표현이 막힘없고 억압이 없는 것이다. 여성에게 린치를 가하고 여성 변사체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대한 자유가 아니다”라며 “여성 캐릭터가 강간 혹은 폭력을 당하는 장면에 대해 여성 관객이 수치심을 느끼거나 혹은 남성 관객이 우월감을 느낀 다면 그건 ‘표현의 자유’를 오독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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