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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NG이어…한국조선, 중국에 또 밀렸다
세계최대 초대형 ‘컨선’ 수주 실패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현대중공업이 중국 조선사에 패하면서 조선업에 대한 위기감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무차별적인 저가 공세에 단 한번도 내주지 않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마저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 CMA-CGM은 최근 중국 후동조선(5척)과 상해외고교조선(4척) 두 곳과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한 선박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한 척당 가격은 1826억원(1억6000만달러)으로 총 수주 금액은 1조6434억원(14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당초 국내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지난 2015년 현대중공업은 CMA-CGM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주의 주인공은 결국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번 수주의 성패를 가른 것은 가격이었다. 중국 조선사들은 척당 1억6000만달러를, 현대중공업은 1억7500만달러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제공하는 선박금융 지원은 발주처 입장으로선 가격 이점을 넘어서는 호재로 읽혔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패한 건 지난 6월말 중국 조선사와 삼성중공업이 야말프로젝트에 사용될 LNG선박 4척에 대한 수주 경쟁에서도 있었다. 다만 당시엔 야말프로젝트에 중국 자본 30% 가량이 투하됐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이번 수주 실패를 보다 심각하게 보는 건 중국이 그동안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제작한 전례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저가 수주 보다는 차라리 수주를 하지 않은 것이 낫다는 견해다.

더구나 국내 조선사들은 저가 수주에 따른 부실로 최근 수년간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9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에는 이중연료 시스템이 장착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선박 가격은 최저 구간을 잡더라도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1억7500만달러 밑으로는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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