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대기업 쏠림현상 뚜렷

올 상반기 특정 그룹에 이익이 쏠리는 ‘실적 양극화’ 현상이 과거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했지만, 삼성ㆍLGㆍSK 3개 그룹을 뺀 순이익은 오히려 17% 줄며 ‘반쪽 성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3곳(금융업 제외) 가운데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자산 기준) 계열 63곳의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45조99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1조5344억원)보다 무려 45.8% 늘었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60조6868억원) 가운데 10대 그룹의 비중이 무려 75.8%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64.7%)보다 11.1%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특히 삼성ㆍLGㆍSK 3개 그룹의 계열 상장사(29곳)는 순이익이 35조6074억원으로 작년 동기(18조6813어원)보다 90.3%나 증가했다. 이들 3개 그룹 상장사의 순이익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38.3%에서 올해 58.7%로 급상승했다.

분석 대상인 533개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순이익은 60조6868억원으로 종전 사상 최대인 작년 동기의 48조768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이익 증가가 소수 그룹에 쏠린 것이다.

실제로 삼성ㆍLGㆍSK 3개 그룹을 뺀 상장사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30조876억원에서 올해 25조794억원으로 16.6%나 줄었다. 또 533개사 중 적자 전환 기업이 46곳으로 흑자 전환 기업(38곳)보다 많았다. 49개사는 적자가 지속됐고 197개사는 흑자는 냈지만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영업이익도 삼성ㆍLGㆍSK 3개 그룹의 비중이 작년 상반기 38.8%에서 55.3%로 급등했고 10대 그룹 상장사의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60.3%에서 72.8%로 상승했다.

이런 이익 쏠림 현상은 심지어 10대 그룹 내에서도 나타났다.

삼성ㆍLGㆍSK 등 3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조38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조8531억원)보다 19.2% 줄었다. 그룹별로는 현대차 계열 상장사의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조1856억원 줄어든 것을 비롯해 두산그룹(8339억원)과 신세계 그룹(44.7%)도 흑자액이 줄었다. 롯데ㆍGSㆍ한화ㆍ현대중공업 등 4개 그룹은 순이익 규모가 늘었다.

그러나 흑자를 낸 그룹도 계열사별로는 양극화가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호텔신라, 삼성전기, 에스원,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엔지니어링 등 5곳은 순이익이 줄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