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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달걀에 떠는 식탁 ①] 살충제 성분 적고 금방 배출?…찜찜한데…
검출 살충제성분 물에도, 불에도 살아남아
미량이라 괜찮다지만 소비자 불안 증폭
최종결과 발표까지 안 먹거나 환불이 답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8월 식탁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달 초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남의 집 일이겠지. 설마…’ 하면서 지나쳐버렸는데, 지난 14일 경기도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시끄러운 일주일이 됐다. 

평소 고른 영양성분이 들어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리며 남녀노소 좋아하는 ‘국민반찬’인 달걀에서 ‘익혀도, 씻어도 없어지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는 신장과 갑상샘 이상을 불러일으키는’ 독성물질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서둘러 전수조사에 돌입했고 주말인 18일 전국 산란계 농가 1239곳 중 49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고 최종 발표했다.

이번에 나온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플루페놀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 5종으로, 달걀에 들어 있는 살충제 성분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또한 ‘살충제 달걀’인지는 어떻게 알까?
[사진제공=연합뉴스]

▶AI보다 더 무서운 살충제 달걀=알을 낳기 위해 길러지는 산란계들을 자연에 풀어 길러야 건강하다. 그러나우리나라의 경우 자연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밀집 사육이 대부분이다. 

좁은 곳에서 자라다 보니 병균 전염 등도 빨라지게 마련. 진드기나 벼룩 등을 없애기 위해 케이지 안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닭의 몸에 들어간 살충제 때문에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는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살충제 중 피프로닐은 닭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개나 고양이에 코덱스 기준치 0.02ppm/1kg을 허용하지만 이번에 달걀에서 검출된 양이 2배 가까운 0.0363mg/1kg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량일 때는 두통이나 현기증 등을 일으키지만 과다 흡입 땐 감각이상과 신장, 갑상샘 등의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비펜트린 역시 닭에 기생하는 이(일본명 와구모)를 잡는 농약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구분했으며, 이번에 검출된 양이 기준치인 0.01ppm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달걀 등의 축산물에는 사용할 수 없는 독성 강한 살충제 성분인 피리다벤도 검출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진=식약처 페이스북 캡처]


[사진=식약처 페이스북 캡처]

[사진=식약처 페이스북 캡처]

▶ 많이 먹지 않으면 괜찮다?=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나오자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질문들이 인터넷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급성 독성이 나타날 수 있는 피프로닐 섭취량은 60kg의 성인 기준 0.54ppm으로, 약 60g인 오염된 달걀을 245개 이상을 한 번에 먹어야 위험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덧붙여 대한의사협회도 “살충제 달걀이 인체에 흡수됐더라도 대개는 한 달이면 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에 가장 민감한 영유아가 하루에 달걀 2개를 섭취한다고 했을 때도 급성 독성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에 반해 독일 연방유해평가원은 16kg 이하 아이들의 경우 오염된 달걀 1.7개 이상을 먹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또 WHO나 유럽연합(EU) 보건당국도 ‘피프로닐 계란 7개만 먹어도 치명적’이라거나 ‘200여개를 먹기 전까지는 괜찮다’는 등의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섭취 여부에 대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면역이 약한 군에는 건강상태에 따라 작은 양의 독도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냉장고 속 우리 집 달걀, 안전 확인법은?=전문가들의 미량이라 괜찮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반찬 외에도 빵이나 과자 등 달걀이 들어간 제품을 믿고 먹어도 되는지와 더불어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한 조사가 아닌 전수조사라는 점, 새롭게 나온 살충제 성분의 유해성, 장기 축척 시 정확한 연구결과가 없다는 점,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49곳 중 63%가 넘는 31곳이 친환경 인증농가 점등이 안전하다는 밝혀진 달걀까지도 선뜻 집어들지 못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에서 구입한 달걀이 살충제 달걀로 판정이 났다면 한 개가 남았더라도 영수증과 함께 가져가면 환불이 된다. 또 살충제 달걀이 아니더라도 찜찜하다면 업체에 따라 일부 또는 전체 환불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냉장고 속 달걀이 살충제 달걀인지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몇 가지 이력정보만 넣으면 살충제 달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이 밖에 즉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달걀 표면에 보면 생산 시ㆍ도를 구분하는 숫자가 뒤에 생산자명의 영문약자(영문 3자리) 또는 생산자명을 나타내는 기호(숫자 3자리) 등 총 5자리가 표시된 ‘난각 코드’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서울의 홍길동 씨가 ‘홍길동농장’에서 생산한 달걀에는 서울을 뜻하는 ‘01’에 홍길동의 영문 앞 자 ‘HGD’ 또는 고유 코드 ‘○○○’이 적혀 있다.

한편 식약처나 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 등에 살충제 검출 농가번호를 알려주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잘못 표기하거나 아예 표기하지 않은 달걀도 다수 있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식약처 홈페이지 캡처]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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