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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과 전설’ 빙그레 메로나, 새롭게 태어나다
-1992년 출시 당시 연간 200억원 이상 팔리며 신제품 최대 판매 기록
-최근 메로나 브랜드 활용한 수세미ㆍ칫솔ㆍ티셔츠ㆍ신발ㆍ탄산음료 화제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1991년 빙그레 아이스크림 신제품 개발 담당자는 시장조사 차 나갔던 동남아의 한 과일에 주목했다. 바로 멜론이었다.

멜론은 당시 고급 과일로 여겨지던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 값싼 수입 과일로 전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최고급 과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과일이었다. 또 국내에 아직 멜론을 이용한 제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이라 시장 가능성이 컸다. 개발 가능성을 타진한 신제품 개발 담당자는 즉시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소에 의뢰했다.

그러나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과일이었던 멜론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전에 멜론을 접해보지 못한 연구원들이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백화점 수입 과일매대에서도 구경하기 힘들었던 멜론을 국내에서 구매해 맛을 봤지만,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즐겼던 것과 맛이 달랐다. 수입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까지 났다.

이에 개발 담당자는 국내 한 과일을 주목했다. 멜론과 사촌지간인 참외였다. 동남아에서 먹었던 신선한 멜론은 그 당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멜론과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참외 맛 사이에 있었다.



이후 연구진은 이 두 과일을 함께 시식하며 신선한 맛의 멜론 아이스크림을 구현하기 위해 수개월간 제품개발을 진행했다. 시제품 수십여개를 만들어낸 끝에 멜론의 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 출시된 메로나는 사각형의 진한 초록색으로 출시됐고 발매되자 마자 연간 2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빅히트를 치며 지금까지 국내 빙과계의 ‘전설’로 불린다.

메로나 브랜드 활용한 칫솔ㆍ티셔츠ㆍ신발ㆍ탄산음료 [사진제공=빙그레]

메로나가 최근 파격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의 활발한 컬래버레이션(협업)를 통해 핫 브랜드로 거듭났다.

빙그레 메로나는 패션브랜드 휠라와 ‘FILA X 메로나 컬렉션’을 선보였다. ‘코트디럭스’와 ‘드리프터(슬리퍼)’에 메로나의 멜론 컬러를 입혀 내놓은 제품이다. 멜론 색의 산뜻한 느낌이 10, 20대의 관심을 끌어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 물량 6000족이 출시 2주 만에 모두 팔렸고, 추가 물량을 생산했다. 메로나 신발이 인기를 끌자 휠라는 코트디럭스 메로나 캔버스 버전과 휠라 클래식 메로나도 추가로 선보였다.

메로나 티셔츠도 나왔다. 빙그레는 지난달 스파오와 협업해 메로나, 붕어싸만코, 쿠앤크 등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을 디자인한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전 판매율이 35%를 넘어섰고 주간 판매 목표치를 120% 달성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용품으로도 변신했다. 이달 초 선보인 메로나 수세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메로나 수세미는 빙그레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로 탄생한 제품이다. 해외에서도 유명 브랜드가 생활용품으로 출시돼 호응을 얻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메로나 수세미는 디자인 요소 뿐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했다. 메로나 수세미는 초도 2만개가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메로나 칫솔도 출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빙그레는 생활뷰티기업 애경과 협력해 2080 X 빙그레 칫솔을 출시했다. 2080 X 빙그레 칫솔은 메로나의 상징인 초록의 아이스크림으로 디자인한 칫솔 케이스 안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막대로 디자인한 칫솔을 담아 메로나의 모양을 똑같이 재현했다.

최근엔 음료까지 선보였다. 빙그레는 지난달 메로나맛을 구현한 탄산음료 ‘메로나 제주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제주 용암해수로 만든 ‘메로나 제주 스파클링’은 메로나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는 1992년 출시 이후 국민 아이스크림으로 사랑받아 왔고 지금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며 “장수 브랜드로 항상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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