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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노벨상 추진
두 오스트리아 수녀 그린 영화 상영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40여년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해 봉사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이 추진된다.

전남도와 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은 ‘마리안느ㆍ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 구성을 추진중이며 국무총리실이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오른쪽)와 마가렛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간호대학 동기였던 마리안느 스퇴거(83)과 마가렛 피사렉(82)는 각각 1962년, 1966년 소록도 병원에 자원 봉사자 자격으로 입국, 각각 43년과 39년간 한센인들을 치료하고 한센인 자녀 영아원을 운영하며, 재활치료, 의료시설 모금 등 활동을 벌이며 자신의 삶을 바쳤다.

▶“인권과 자원봉사, 세계인의 귀감”

정부와 추진위는 “두 간호사는 무보수로 40여년간 한센인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한센병 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만드는 등 한센병 퇴치와 계몽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추진위는 “전세계인에게 인권과 자원봉사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밤 저녁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공무원 가족, 청사 출입기자단과 함께 두 간호사의 거룩한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관람했다.

영화는 소록도성당 김연준 신부가 제작하고 이해인 수녀가 나레이션을 맡아 두 할매천사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담았다.

<본지 지난 3월5일자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70305000103&ACE_SEARCH=1 … 3월7일자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70307000465&ACE_SEARCH=1 보도>

▶총리실-청와대서 두 간호사 영화 상영

두 간호사는 2005년 건강이 악화되자 주변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음을 염려해 편지만을 남긴 채 가방 하나만 들고 조용히 출국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머물고 있으나, 마리안느는 암 투병 거쳤고, 마가렛은 치매로 투병 중이다.

앞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치ㆍ사회지도층, 정부, 지자체, 국제기구, 관련단체 대표 등이 참여(총50명 내외), 노벨상 추진을 위한 범국민 추천분위기 확산 및 해외 홍보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두 간호사가 고사하면서 노벨상 후보 추천 작업은 답보상태를 보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다시 추진동력을 얻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만간 영화를 보고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7일 주례회동 때 마리안느와 마가렛 영화상영 계획을 문 대통령께 보고했고, 이에 문 대통령도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으며, 청와대에서도 8월말에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전인 지난해 5월16일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행사때 마리안느 간호사의 고흥군 명예군민증 수여식에 참석한 바 있다.

총리실은 앞으로 서울ㆍ대전ㆍ과천청사 및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교육과정에도 추가로 상영하여 공직자들에게 참된 봉사와 인류애의 소중함을 전파하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두 간호사 한센병 전염병이란 편견 깼다.

한편 고흥군과 전남도는 오는 12월 자원봉사학교 및 기념관을 준공한다. 두 간호사에 대한 선양사업은 ‘마리안느-마가렛’ 도로 지정(2015년 6월), 선양조례 제정(2015년 12월), 문화재청의 소록도 사택 문화재 지정(2016년 4월), 기념우표 제작(2016년 5월), 명예 국민증 및 군민증 수여(2016년 6월) 등이 이어졌다.

윤세영 감독, 김연준 제작의 이 영화는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인스부르크에서 상영됐으며, 오는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선보인다.
▶소록도의 옛 감금실, 검시실, 단종실 유적

100년전부터 한센병 환자가 1명이라도 있는 마을은 사람이 사라진다. 다른 가족이 살기 위해 환자 1명은 소록도로 보내졌다. 존재 자체가 죄이기에 이들은 소록도에서 죽음보다 큰 절망을 겪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제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환우들을 동원해 강제노동을 시켰다. 해방을 맞았다지만 우리 정부는 출산까지 금지시켜 더 힘들게했다.

전염성, 유전성 있다는 수백년 편견은 1962년 2월 마리안느가 오고나서야 깨졌다. 4년뒤엔 마가렛이 입도했다. 절망으로 내몰 만큼 멀리 할 이유가 없는 병임이 확인된 것이다.

▶맨손으로 환부 치료…소록도유적 유네스코 등재 추진도


두 천사는 맨손으로 환부를 확인했고 고국 오스트리아에서 가져온 치료용 오일을 등을 통해 부은뒤 맨손으로 환우의 온몸을 만지며 청결 소독 치료에 임했다. 아울러 오스트리아 부인회 등 기부로 치료제를 들여와 수천명 환우를 하나둘씩 완치시키고 정부의 감시속에서도 사랑으로 잉태한 아이들을 키워냈다. 감염 우려에 멀찍이 떨어져 한달에 한번씩 부모-자식간 상봉하던 탄식의 마당(수탄장)도 사라지고 모정의 뜨거운 스킨십도 부활했다.

과거 소록도 아이들은 녹동 아이들과 같은 학교를 다니며 늘 풀이 죽어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와 함께 생활한 이후, ‘영웅’을 가슴에 품은 아이들은 당찬 모습을 탈바꿈했다. 완치한 주민은 어로와 농경으로 소득을 키워나갔다. 1992년 한국은 한센병 완치국으로 지정됐다.
▶거금대교를 건너면 소록도를 만난다

2017년 이른 봄, 소록도 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을 뽐내고 있었고, 고통의 상징이던 감금실, 검시실, 생식기능을 없애던 단종대 방 등이 이제 역사의 흔적으로만 남았다. 

▶문화재로 지정된 소록도 한센병 치료 ‘자혜의원’ 원형

지역사회 및 문화계 일각에서는 소록도의 이 유적들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밤 소록도 영화를 관람한 주요 리더들= 이낙연 총리, 김연준 소록도 성당 주임신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우기종 전남정무부지사, 박병종 고흥군수, 김외숙 법제처장,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김준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강은봉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김동주 국토연구원장,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유병규 산업연구원장, 김대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 이익현 한국법제연구원장, 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등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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