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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쇼크] 살충제 검출안된 농가도 이전 물량은 안전보장 못해
전수조사 현유통물량만 대상
이전 생산된것 추적 어려워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정부 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조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살충제 계란의 문제가 예전부터 이어져온 구조적인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사후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전국의 모든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계란 생산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도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농림식품부의 전수조사 대상이 대규모 농장부터 시작해 소규모농장으로 확대되고 있어 그 파장을 가늠키 어렵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유통된 계란에 대한 조사도 진행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전국의 유통업체 105곳의 계란을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홈플러스PB 상품인 ‘신선 대란 홈플러스’와 전남 나주의 ‘부자특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추후 전체 분석결과가 발표되면 더 많은 제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전수조사가 끝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해당 조사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농가라고 해서 추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양계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계업 현실상 이전에 출하돼 이미 소비가 끝났거나, 앞으로 생산될 계란들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업자들끼린 이번에 검출된 농가들이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얘기가 돈다”고 했다.

실제로 예전 생산물량에 대해선 추적 조사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조사는 현재시점에서 유통되고 있는 물량에 대해서만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이전 물량에 대해선 추적이 어려워 조사가 힘든 게 사실”이라고 했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장기화될 전망이 크다. 정부의 예방과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향후 사태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살충제 계란 문제는 지난해 이미 국정감사를 통해 언급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가 방치하면서 개선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유럽산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농림축산검역부에선 “지난해 검사결과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안전성을 확신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를 쓰는 이유는 양계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닭의 몸에 생기는 진드기를 잡기 위해서고, 완벽한 대체재가 없는 이상 안쓸 수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전수조사가 끝나고 분위기가 잠잠해지면 언제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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