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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미사일 위협 고조에…美 ‘피난벙커’ 업체 호황
3일 판매량 6년전 年판매량 능가
인기제품 9300만~1억2600만원선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미국의 폭격 대비 벙커 업체들이 호황을 맞았다고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전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당시 위기감이 되살아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둔 ‘아틀라스 서바이벌 셸터’는 지난주 3일 동안 벙커 30개를 팔았다. 2011년 사업 첫 해에 단 10개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숫자다.

경쟁 업체 ‘노라드 셸터 시스템 LLC’의 월튼 맥카시 역시 “1년 만에 판매량이 4배 가량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판매량이 2배 가량 늘었고, (북한에) 공격적 발언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주문량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미국에서 지하벙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LA의 지하벙커 제작사인 아틀라스 서바이벌 셸터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지하벙커 중 한 모델의 내·외부 모습. 이 회사는 창사 36년 만에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몬테벨로=EPA연합뉴스]

‘라이징 S 벙커스’의 클라이드 스콧 사장은 “매출이 200% 증가했다”며 “평소 일주일에 2회 정도 판매하는데, 최근엔 8회 정도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 대북 발언으로 미국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 핵전쟁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이들에게 북한의 괌 포위사격 예고 등 위협은 과거 뒷마당에 폭탄 피난처를 설치하고, 학교에서 생존기술을 훈련했던 위기감에 비견할 만 하다는 지적이다. 핵전쟁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 일부 가정 뒤뜰엔 실제로 피난 벙커가 설치돼 있었다.

당시 경험이 있으면서 경제력도 갖춘 60~70대를 중심으로 다시 벙커 구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이징 S 벙커스의 최고 인기 제품은 2단 침대와 화장실, 샤워시설, 공기 여과 및 온수장치를 갖춘 스틸 벙커다. 배송 및 설치 비용은 7만~9만5000유로(약 9300만~1억26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 일부도 부모 시대의 피난처 설치 및 대비 훈련 필요성에 공감했다.

샌 버나디노에 사는 24세 크리스티앙 즈위키는 AP에 “밤에 자야할 곳을 걱정하진 않지만 괌과 하와이 쪽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폭탄이 터졌을 때 몸을 숨기고 보호하는 등 부모 세대에서 받은 훈련이 다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풀러톤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네이든 게레로 역시 현재 북한과 대치상황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폭탄 대피 벙커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그는 “아직까지 그걸 사들일 만큼 공격이 현실로 다가온 건 아니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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