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둥지탈출’, 스튜디오에 있는 부모들 토크가 미치는 영향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관찰예능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크게 세가지다. 첫번째는 출연자가 얼마나 많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느냐이고, 그 다음은 출연자가 얼마나 좋은 스토리와 감성을 지니고 있느냐일 것이며, 마지막은 그것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연예인 가족예능은 이제 웬만해서는 호감도 높은 출연자, 비호감이 적은 출연자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기 힘들다.

연예인이 자신의 2세나 아내를 외국으로 보내놓고 관찰하는 것은, 자칫 출발부터 비호감이 되기 쉽다. 출연자에게 호감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취지가 좋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 해도 출연자들이 뭘 하건 호의를 가지고 관심있게 지켜보기가 어렵게 된다.


tvN ‘둥지탈출’이 연예인과 정치인 2세가 6명의 작은 사회에서 소통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는 취지는 매우 훌륭하다.

지난 5일 네팔 학교 교장선생님에게 미리 전화를 하지 않아 일자리를 잃고 적은 돈으로 상황을 타개해가며 ‘성장’을 이야기했다. 최민수의 아들 최유성은 “우리는 성장하러 온 거다“고 말했다. 네팔 산골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단단해지고 배려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소중한 체험이다.

이들 연예인 2세들에게는 아직 호감도나 비호감도가 구체적으로 형성돼 있지 않다. 물론 네팔에서의 생활과정이 점점 개개인에게 TV라는 미디어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갖게 하겠지만, 아직까지 이들에게 느끼는 감정의 상당부분은 이들의 부모로부터 나온다.

그런 점에서 스튜디오에서 이들의 활동을 VCR로 지켜보며 토크를 나누는 부모들의 모습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부모들의 토크가 불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들의 토크 분량이 많다. 하나마나한 소리도 많다. 이들의 토크로 아이들이 잘 안보이고 오히려 연예인, 정치인 누구의 자식이 보인다.

“집에서는 못보던 모습인데”라는 말이 자주 나오지만, 이런 말은 오히려 품안의 자식이라는 느낌이 들어 아이들의 자율성을 없게 만들 수 있다. ‘딸바보’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TV로 시청하는 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VCR을 보면서 “일어나라” “빗길을 가야 되나” “대명이는 따로 배경음악 만들어줘라” 등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부모의 토크 분량을 대폭 줄어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세모방’에서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 등 베테랑 MC들에게 세모방 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을 예우해주는 것은 좋았지만 결국 이들이 무슨 역할을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스튜디오내에서 이들의 코멘트는 갈수록 재미가 없었고,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없애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둥지탈출’도 스튜디오에 있는 부모들의 토크의 편집이 필요하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