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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경, 승부처 17번홀 우드 샷 ‘투온’통했다
8타줄이며 맹추격 2위 샤도프 따돌린 승부수
5억 5000만원 거머쥐고 시즌 3승 다승 선두


2017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 6697야드)에는 경기장 곳곳에 실시간 리더보드가 있었다.

그래서 김인경(29)도 몇 타차 선두인지, 누가 추격하는지를 늘 볼 수 밖에 없다.

브리티시 오픈 최종 우승이 ‘나비스코 쇼트퍼트 참사’의 한을 완전히 날려버린 세레모니였다면, 그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이끈 의례는 조디 이워트 섀도프(영국)의 추격을 따돌렸던 17번홀 우드 세컨드 샷 ‘투온’ 이었다. 김인경의 강심장 투혼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김인경이 6일 스코틀랜드 킹스반스골프링크스에서 벌어진 LPGA 메이저대회 2017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김인경은 “2012년 나비스코 악몽이후 쇼트퍼트를 집중연습한 것이 우승비결”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일찍 출발한 선수들에게 날씨는 좋았지만, 마지막조가 경기할 땐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등 시계(視界)가 더욱 좋지 않았다. 김인경이 이날 1타만 줄이는 사이 먼저 출발한 섀도프는 8타나 줄이며 2타차 뒤진채 경기를 끝냈고, 김인경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17번(파4), 18번홀(파4)은 모두 난이도 높은 홀이다. 특히 17번홀은 414야드로 파4 홀 치고는 길었다. 거리가 짧은 김인경으로서는 두 번째 샷을 아이언이 아닌 우드로 잡아야 했다.

그린 앞에는 개울이, 뒤에는 벙커가 있었다. 자칫 한꺼번에 두 타까지 잃을 수 있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지만 180야드 이상 남았기에 어드레스를 했다가 다시 풀었다. 심호흡을 한 뒤 친 두 번째 샷은 왼쪽으로 향하는 듯 하더니 개울을 가까스로 넘어 우측 핀쪽으로 굴렀다. 파 세이브가 무난하다는 것을 확인한 김인경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3라운드 종료후 김인경의 머리 위엔 희망의 무지개가 떠 있었다. 4라운드 17번홀 두번째 샷의 대성공은 ‘무지개를 찾고 있다’던 김인경의 평소 언급과 오버랩됐다.

마지막날 김인경은 버디 2개에 보기 1개를 합쳐 1언더파 71타를 쳤다. 첫홀 버디를 잡은 뒤 8, 9번 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교환하고는 18번 홀까지 줄곳 파 행진을 이어갔다.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은 김인경은 “오늘밤에 트로피를 껴안고 자겠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경기가 끝난뒤 17번홀 세컨드샷을 언급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있었다는 얘기이다. 오히려 나비스코 참사를 이성적으로 반추했다. 우승 비결에 대해 “쇼트 퍼트 훈련을 집중한 결과”라고 전했다.

올 시즌에서는 6월초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2주전 마라톤클래식에서 시즌 2승에 통산 6승을 거뒀다. 지난주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레이디스에서 공동 9위로 올라서면서 브리티시 우승 준비를 마쳤다.

김인경은 올해 시즌 3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르고 우승 상금 48만7500달러(5억5000만원)을 보태면서 21위이던 세계 랭킹도 대폭 오를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22개 대회에서 9명의 선수가 12승을 합작하게 됐다.

미셸 위(미국)는 전반에만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2타를 줄인 캐롤린 마손(독일), 조지아 홀(잉글랜드)과 함께 공동 3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신지은(25)은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단독 6위(12언더파 276타)로 순위를 올렸다. 김효주(22)는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펑샨샨(중국), 안나 노르퀴스트(스웨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공동 7위(11언더파 277타)로 마쳤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한국이 6승, 미국이 3승, 영국과 대만이 2승씩, 호주, 멕시코, 스웨덴, 태국이 1승씩 했다.

남화영ㆍ함영훈 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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