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 전래동화 해외 진출, 106년 됐다
‘Folk tales from Korea’ 제목
1911년 이후 꾸준히 세계 전파
국립한글博, ‘전래동화 100년’展
8일부터 6개월간…국민,동화속으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우리 교과서과 청소년 서적에는 서양 동화가 적지 않다. ‘신데델라’, ‘알프스 소녀 하이디’, ‘로미오와 줄리엣‘ 등 동화는 배경이 된 지역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청소년 교육에 대한 기여는 물론 그 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지구촌에 깊숙이 심는 효과까지 발휘한다.

우리나라에도 숱한 전래동화가 있다. ‘햇님과 달님’, ‘은혜를 갚은 호랑이’, ‘혹부리영감과 도깨비’, ‘소가 된 게으름뱅이’ 등은 권선징악의 교훈과 재미를 한꺼번에 선사하고, 할머니와 손자 간 사랑을 깊게 했다.

만약 우리의 주옥 같은 동화가 서양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꿈과 희망이 넘치는 아름다운 곳으로 일찍이 굳혀졌을지도 모른다.

‘왜 서양 동화만 아시아권에 많은지 궁금해하면서 우리의 얘기도 서양사람들이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우리의 전래동화가 서양에 알려진 역사는 106년이나 된다. 안데르센이나 이솝 같은 세계적인 스타 동화 수집가가 없었을 뿐이다. 전세계 관광 명소의 스토리는 대체로 동화같다. 바꿔 말하면 동화의 세계화는 한국의 유형 무형의 가치를 높인다.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에 그려진 ‘햇님과 달님’ 전래동화 그림

오는 8일부터 진행될 한국 전래동화 입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의 김미미 연구사는 우리의 전래동화는 1911년 국내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에 의해 ‘Folk tales from Korea’, ‘Folk tales of Korea’ 등의 제목으로 서양 각국에 전파됐다고 전했다.

1920년대 들어서는 캐나다 출신 장로교 선교사인 제임스 스카스 게일(James Scarth Gale, 한국 이름 기일:奇一)이 한국 전래동화를 다시 집대성해 북미 등지에 전했다.

게일은 19세기 말부터 한국에 머물면서 성서를 한글로 번역했고, 한국민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영사전도 편찬했다. 특히 ‘춘향전’, ‘구운몽’을 영역해 한국의 언어, 풍습, 전래동화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1928년 은퇴한 후 영국으로 건너가 동서양 문화 연구에 몰두하다 1937년 눈을 감았다. 그가 한역한 ‘천로역정’은 우리나라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김미미 연구사는 “동화는 어느 나라의 것이 먼저라고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스토리가 나라별로 조금씩 변형된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햇님과 달님’이야기, 즉 일월신화(日月神話)”라면서 “신데렐라와 콩쥐팥쥐가 비슷한 스토리구조를 갖는 점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동화 스토리의 다양성에서 결코 서양에 뒤지지 않는 우리의 전래동화가 외국에 전파될 경우, 공감을 얻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사는 8일 열릴 전시회를 설명하면서 “전래 동화는 사라져가는 옛이야기(신화, 전설, 민담, 고전)를 잇는 새로운 문화 전승자”라고 강조했다.

동화는 양식있는 어른들이 오래도록 축적한 아동교육 마인드과 실제 있었던 교훈적 이야기, 아이의 정서함양에 대한 배려, 교훈적 요소, 기억하기 쉬운 구조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만든 것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는 8일부터 2018년 2월18일까지 서울 용산 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한글 전래동화의 매력과 그속에 밴 정신, 역사를 한 눈에 볼수 있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 한글 전래 동화 100년’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옛이야기 전승 매체로서 전래 동화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구전되던 이야기의 기록과 정착과정에서 결정적인 대중화의 힘을 발휘한 한글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함이다.

‘1부 한글 전래 동화의 발자취’에선 1924년 일제치하에서 발간된 조선동화집 등과 어린이 잡지를 소개한다. ‘2부 한글 전래 동화의 글쓰기’에선 전래 동화의 글맛을 알려주고 대표적인 전래 동화 ‘해와 달’의 변화 등 동화의 구전과 이야기 편집에 얽힌 스토리를 흥미롭게 전해준다. ‘3부 한글 전래 동화, 더불어 사는 삶’에서는 효, 우애, 사랑, 지혜, 모험, 동물, 귀신 등 전래동화의 다양한 주제를 그래픽, 영상과 함께 들려준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