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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 얻는 ODA와 마음을 잃는 ODA
한국-베트남 직업교육훈련세미나 참석차 하노이에 갔을 때 직업훈련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정부에서 기증한 것이란 증표가 붙어있지만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방치된 직업훈련용 기계들을 보여 주었다.

한국이 원조 사후관리를 해주지 않는데 대해 서운한 마음을 넌지시 내비친 것이다.

“민중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得衆則得國), 민중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失衆則失國)”라는 대학의 글귀는 국내정치에서 입증됐다.

국제정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원조를 주고도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낭패이다.

얼마전 한 개발도상국 수도에서 열렸던 원조관련 회의에 정책자문 역할로 참석한 적이 있다.

원조를 주는 측은 제공자란 의미가 강한 도너(Doner)란 단어를 사용하자, 원조를 받는 측에서는 개발 파트너(Developing Partner)란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문자 그대로 ‘공적개발원조’이므로 원조공여자가 스스로를 지칭할 때 ‘개발파트너’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OD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지원위원회(DACㆍ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서 1969년에 새롭게 만든 용어로써 무상원조와 차관을 통칭한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과 스위스 정부가 지원하는 방글라데시 재무부의 ‘일자리 투자를 위한 기술역량 프로그램(SEIPㆍSkills for Employment Investment Program)’을 자문하기 위해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다카에는 한국정부의 ODA로 방글라데시-코리아 기술 훈련센터(Bangladesh-Korea Technical Training Centre)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설치된 훈련기계를 보여주면서, 방글라데시가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책상마저 한국산으로 보낼 필요는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전 세계은행(World Bank)이 지원하는 ‘스리랑카 기술 역량 개발프로젝트(Sri Lanka Skills Development Project)’에 참여할 때 방문했던 실론-독일 기술훈련원 (Cylon-German Technical Training Institute)이 떠올랐다.

독일정부가 지원해서 건립된 이 훈련원은 학생들이 입학하면 공구를 다루는 기본교육만 1년간 실시한다.

졸업생들이 다른 어떤 훈련원 출신보다도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어 100% 취업을 자랑한다. 독일정부의 국제협력과 독일 교육의 우수성이 저절로 홍보되고 있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의 개발도상국들은 경이적인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를 교육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육력이 탁월한 한국의 직업기술교육훈련 지원책은 ODA의 최적품이 될 수 있다.

독일처럼 한국의 교육부와 외무부가 긴밀하게 협업하여 특화된 직업훈련프로그램으로 브랜드 있는 국제협력을 추진하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원조를 받는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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