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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밟는 맛보다 보는 맛이 앞선 ‘뉴 푸조 3008’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푸조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높게 평가받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2년전 푸조 브랜드를 처음 접했을 때 푸조 관계자에게 했던 질문이다. 돌아온 답은 ‘연비’였다. 실제 국내에서 푸조는 ‘고연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디젤차 연비 연구대상으로 경쟁 모델 중 푸조 2008을 선택하기도 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등록된 푸조 모델은 29개로 이 중 1등급이 5개, 2등급이 10개, 3등급이 14개다. 연비가 가장 낮은 모델 푸조 508 2.0 블루 HDi도 연비는 12.3㎞/ℓ다. 

실용성이 부각됐다는 얘기는 거꾸로 보면 디자인이나 편의성 등 감성 측면에선 다소 밋밋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는 국내에서 푸조 브랜드가 극복하고 싶었던 부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뉴 푸조 3008은 푸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느 정도 넘어설 수 있는 모델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지난 2017 서울모터쇼에서 뉴 푸조 3008에 수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차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뉴 푸조 3008 외관부터 보면 길고 낮게 빠지는 최근 SUV 디자인 경향에 충실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뉴 푸조 3008은 이전 세대보다 전장은 약 90㎜ 길어지고, 전고는 15㎜내려갔다. 그동안 강렬함이 다소 부족했던 그릴은 격자 무늬와 크롬 패턴이 결합됐고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듯한 형상의 3D LED 리어 램프가 장착돼 개성이 강조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이 같은 개성은 더 배가됐다. 센터페시아와 터치식 8인치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설계돼 실용성과 디자인 감성을 높였고 이를 크롬으로 경계시켜 전반적으로 운전석의 공간이 더욱 넓게 느껴졌다. 시트 또한 세무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풀 그레인 레더(full grain leather)가 가미돼 다른 수입차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실내 기능 중 향수 디퓨저도 있었는데 꽃, 나무 등의 자연향을 선택할 수 있어 여름철 에어컨 냄새를 잡거나 꿉꿉한 장마철 악취 제거에 요긴했다.

이처럼 뉴 푸조 3008은 실내외 디자인과 아기자기한 기능 면에서 또 다른 푸조를 만났다는 느낌을 줬다.

반면 시동을 켜고 주행하는 동안 푸조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를 재확인할 수 있었지만 몇몇 장면에선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우선 평지보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변속타이밍이 늦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며 ‘부웅’ 하는 소리가 크게 나는데도 변속이 늦어 실제 속도는 한두 템포 있다가 올라갔다. 뉴 푸조 3008은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고연비와 높은 토크 특성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시승 과정에서 다소 순발력이 떨어지는 변속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보조시스템 중 하나인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은 시속 70㎞ 밑으로 떨어지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시속 70㎞ 이상에서만 좌우 차선을 감지해 스티어링 휠에 진동으로 경고를 해줬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있었지만 작동하는 장치가 스티어링 휠 아래 거의 숨겨져 있다시피해 처음 접할 경우 조작이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스티어링 휠이 작은 사이즈여서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는 편의장치였다.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는 충전 기능 자체는 무난했으나 거치하는 위치가 불편했다. 특히 차내 내비게이션이 없어 스마트폰을 충전하며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을 봐야 했는데 깊숙이 들어가 있어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시승거리는 총 103㎞로 도심 교통체증 구간도 포함돼 있었다. 최종 연비는 12.9㎞/ℓ로 기록됐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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