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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관념을 깨다 ①] “위스키 덤벼” 전통주, 온라인 시장에 올라타다
-일제ㆍ독재정권기 위기맞은 전통주
-지난 2009년 이후 부활해가는 추세
-온라인 주류판매 시작되며 붐 일듯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전통주 경월(일본명 ふんわり 鏡月ㆍ훈와리 쿄게츠)은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현지에서 칵테일용 증류주로 각광받으며, 인기 배우가 광고한 영상이 국내에서 소개됐기 때문이다. 경월은 롯데주류에 인수되면서 지난 1995년 일본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이후 칵테일용 소주로 현지에서 자리잡았다.

경월은 운이 좋은 경우였다. 다수의 한국 전통주들은 일제강점기 기간을 이기지 못해 사라졌다. 박정희 정권 시절이던 1965년 정부가 양곡보호조치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했고, 이후에는 더욱 많은 전통주들이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췄다.

미국 라스베가스 와인 익스피리언스(Wine Experience) 행사장 한국 전통주 진흥협회관에서 한국 전통주들이 선보인 모습.

하지만 최근들어 전통주에 대한 인기가 날로 상승하는 추세다. 변화는 지난 2009년 시작됐다. 일본에서 한국의 전통주 막걸리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다. 한국 업체들이 탁주인 막걸리를 오랜시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를 통해 해외에 수출했다. 그리고 전통주 산업이 ‘노다지’처럼 인식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류에 대한 징수를 담당하는 국세청 기준 지난 2009년 6조9648억원에 지나지 않았던 전통주 시장은 지난 2014년에는 9조1269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성장했다.

외국 소비자들이 한국 전통주를 맛보고 있는 모습.

정부는 이에 질세라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를 바꿨다. 지난 2016년에는 전통주 문화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을 완화했다.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 대상에 탁주, 양주, 청주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양조장의 담금·저장용기가 탁주·약주는 5kL 이상, 청주는 12.2kL 이상인 경우에만 전통주를 제조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1kL 이상 5kL 미만 저장용기를 보유한 경우 주류제조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제조된 주류는 온라인에서 판매가 가능했다.

그리고 지난 1일 국세청이 ‘주류 고시 및 주세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전통주를 오픈마켓 등 일반 상업 온라인 쇼핑몰에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판매자는 구매자 인적사항, 판매일자, 상품명, 수량, 판매금액을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고 구세청장의 승인을 받으면 전통주를 인터넷에서 판매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주류를 제조한 사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판매공간이나, 쇼핑몰에서만 전통주 판매가 가능해왔다. 온라인 판매가 제한적이었고, 소비자 상당수는 인터넷에서 전통주를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계도 여기 새로운 주류에 편승하고 나섰다.

안동소주를 포함한 각종 전통주들 모습.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는 최근 전통주 판매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24일 국내 대표 전통주를 한 곳에 모아 소개하는 기획전도 진행 할 예정이다. G마켓에서는 요일 별로 대표상품 쇼케이스를, 옥션은 각 지역별 전통주 여행지도 기획전을 마련한다. 문배술, 솔송주가 대표상품이다.

위메프도 ‘전통주’ 카테고리를 신설해 안동소주, 한산소곡주, 내장산복분자주, 전주이강주, 평창머루주, 문배술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 20여 종 전통주의 판매 준비를 마쳤다. 위메프는 민속주안동소주, 한산소곡주, 내장산복분자영농조합법인, 전주이강주,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홍지원, 문배주양조원 등 6개 제조사와 판매 계약과 통신판매 신고를 완료했다.

SK플래닛 11번가도 전통주를 판매하기 위한 제반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업계는 화학주와 맥주, 막걸리에 치우쳐져 있던 국산 주류 시장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와 와인 중심으로 편성돼 있는 프리미엄 주류 시장이 변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통주는 대개 저렴한 상품이 1~5만원 대 저렴한 가격에서 시작하기에 김영란법 시대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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