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英 BBC 여성 출연자 10명, ‘임금 성차별’ 소송 준비중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 가운데 15만 파운드(약 2억 1830만원)가 넘는 보수를 받은 고소득 방송인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임금 성차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남성 출연자들에 비해 임금이 낮게 책정됐던 여성 출연자 10여 명이 BBC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BC 라디오 4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제인 카비를 비롯한 10여 명의 여성 진행자들이 BBC의 임금 성차별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적어도 10명의 여성 진행자가 이 소송에 동참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만일 BBC가 적극적으로 이번에 드러난 임금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법적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BBC 출연자 연봉 1위를 차지한 크리스 에번스 [사진=텔레그래프]

BBC는 지난 19일 새로 바뀐 정관에 근거에 방송 출연자 중 연 15만 파운드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 출연자 96명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명단에서 남성들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으며, 최고 소득자 1~7위도 모두 남성이었다.

1위는 BBC 라디오 아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크리스 에번스가 지난해 225만 파운드(32억 7300만 원)를 벌어들였다. 10위권에는 유일하게 여성 진행자 클라우디아 윙클먼이 50만 파운드(7억 2700만 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여성 방송인 중 최고 수입을 기록한 윙클먼이 남성 1위인 에번스의 5분의 1에 불과한 보수를 받은 점도 공분을 일으켰다.

여성 출연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클라우디아 윙클먼 [사진=텔레그래프]

텔레그래프는 “전날 명단 공개 이후 같은 일을 하는 남성 동료가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에 여성 진행자들은 격분했다”며 소송에 참여하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BC TV 뉴스 및 시사분야 진행자인 조안나 고슬링은 “딸 셋의 엄마로서 나는 그들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게되는 것이 슬프다”고 밝혔다.

여성만이 아니라 일부 남성 진행자도 성차별에 반기를 들었다. 

BBC가 공개한 고소득 출연자 연봉 리스트 1~5위. [사진=BBC]

BBC 라디오 2의 진행자로 지난해 75만 파운드를 벌어들인 제러미 바인은 BBC 임금 성차별을 꼬집은 텔레그래프의 만평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나의 어린 두 소녀들이 일을 시작할 때엔 이 만화가 이해 안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BBC가 같은 일을 하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돈을 적게 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여성이 남성들과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BBC는 그동안 연봉 공개에 반대했지만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올해부터 연봉을 공개했다.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