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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富의 바벨탑③]꼬마빌딩…3년새 2배 폭풍성장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중소형 빌딩 거래 시장의 폭풍성장은 단기 부동자금 1000조원과 예금금리 1%라는 시대상황이 맞아 떨어진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 불패’, ‘강남 불패’를 상징해온 수익형 부동산은 유일한 투자처란 것이다. 실제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2014년 2분기 8800억원이던 중소형빌딩 거래금액은 지난 2분기 1조6200억원으로 3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엔 개인 자산가들의 집중적인 ‘꼬꼬마ㆍ꼬마’ 빌딩 매입이 뒷받침됐다. 올해 2분기 전체 중소형빌딩 거래에 나선 개인의 70.5%는 50억원 이하 꼬꼬마 빌딩에 몰려 있다. 이들 거래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강남구가 45건으로 전체(124건)의 36.3%에 달한다. 이어 서초(13건), 송파(12건) 순으로, 강남3구를 더하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투자상품은 꼬마빌딩, 투자지역은 강남인 셈이다.


이처럼 자산가들이 빌딩을 사들이는 이유는 투자경험 및 자산운용 경험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자산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아 ‘부동산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이다. 또 복잡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주기적인 리밸런싱을 달가워하지 않는 점도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빌딩을 선택하는 이유다. 실제 빌딩 중에서도 관리가 어려운 원룸이나 보증금이 없어 공실 위험이 큰 오피스보다 병원이나 약국, 통신사, 프랜차이즈 등 안정적인 임차인을 들여놓을 수 있는 빌딩을 선호한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 하나는 환금성과 시세차익 가능성이다. 임대수익률만 놓고 보면 강남3구는 지가가 높아 수익률이 4%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대를 기대할 수 있는 강북권에 비해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거래 자체가 워낙 활발하다보니 유동성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100억원 이상 자산가가 20억~30억원을 들여 강남 지역의 꼬마빌딩을 자산군에 편입하는 이유다. 육재복 원빌딩 팀장은 “꼬마빌딩이 인기를 끌면서 예전에는 대로변과 이면도로의 빌딩만 찾았다면 이제는 검토 대상이 아니던 곳까지 자산가들이 찾고 있어 거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꼬마빌딩이라고 무턱대고 사들이는 건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는 투자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아 레버리지 투자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레버리지 투자는 위축될 수 있다.

여기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원리금분할상환 의무화 여부는 시한폭탄과 같다. 그동안 임대사업자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은 뒤 월세를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리금분할상환이 의무화되면 당장 매달 갚아야하는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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