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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신자에 대한 처방은 상상력
히브리문학 거장, 아모스 오즈의 ‘광신자 치유’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히브리문학의 거장 아모스 오즈는 시대의 무겁고 아픈 이야기를 환상과 우화로 아름답게 들려주는 작가다. 인간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이해와 사랑을 깔고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모스 오즈는 시오니스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 자신은 1967년 ‘6일 전쟁’에 참전한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두 국가 체제를 옹호하며 반전단체에 참여해왔다.


양쪽의 평화공존에 앞장서온 오즈는 ‘광신자 치유’(세종서적)를 통해 팔레스타인 분쟁의 본질과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오즈는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본질은 문화나 종교의 갈등이 아니라 다름아닌 ‘땅’이란 실체임을 강조한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양 쪽 모두에 팔레스타인은 고향과 같은 곳으로 그 땅에 대해 똑같이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먼저 인정하는게 분쟁해결의 시작이다. 오즈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똑같이 유럽과 아랍권에 의해 쫒겨나고 박해받은 피해자라는 점을 인식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오즈의 팔레스타인 해법은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적절한 이혼 절차를 밟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이 1948년 이전 처음 제안했던 분할선까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난민문제도 시시비비를 떠나 이스라엘 국가가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다.이런 오즈의 입장은 시오니스트들의 표적이 돼 배신자의 낙인이 찍혀있다.

오즈는 이와 함께 광신주의를 넘어설 통찰을 제공한다. 오즈는 책에서 광신주의를 좀 폭넓게 정의한다. ‘나만이 옳다는 생각’‘타협을 싫어하고’‘정의가 생명보다중요하다고 생각’‘타인을 억지로라도 변화’시키려는 사람이 광신자이다.

오즈는 이들에게 상상력과 문학, 유머를 처방한다. 상상력은 타인의 입장에 서보는 공감 능력으로 나 와는 다른 입장이나 시각이 존재할 뿐 아니라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오즈는 또 다른 광신주의 면역제로 타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뒤집어 보기를 권한다.

오즈는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입을 빌려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마음을 열어놓고 사는 법,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준다.

이 책의 메시지에 영감을 받아 시민단체 ‘티스푼 연대’가 만들어지고 스웨덴 고등학교 교과서로도 채택돼 보급되기도 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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