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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괴한 놀이동산, 뒤섞인 그림자…‘공공이라는 툴’
미디어아티스트그룹 뮌 ‘미완의 릴레이’전
아르코미술관서 다음달 9일까지 전시

놀이기구 조형물로 공공의 정의 재해석
“공공은 드러나지 않은 일종의 사회감시자”


이만큼 뜨겁게 공공(公共)을 외친건 근래 없던 일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 겨울 시민을 광장으로 내몰았다. 너도 나도 ‘퍼블릭(public)’, 국가나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계되는 ‘공공’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공공’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있다. 한국문회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2017년 중진작가 시리즈로 국내 대표 미디어아티스트그룹인 ‘뮌(MIOON)’을 초청, ‘미완의 릴레이’전을 개최한다.

“공공이라는 주제를 공공미술관에서 선보이는 겁니다. 모두들 공공이라는 주제에 관심있을때 이런 전시를 하게 돼서 다행이지요” 서울 연희동 작업실에서 만난 뮌은 국내 공공미술관에서 첫 전시 소감을 이렇게 요약했다.

김민선(45)ㆍ최문선(45) 부부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그룹 뮌은 그간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중진작가다. 네트워크 미디어 시대에 존재하는 군중과 집단, 스펙터클한 사회 풍경이 자아내는 개인의 모습을 영상과 설치, 움직이는 조형물 사진,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구현해 왔다. 


이번 전시는 뮌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작가로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미술관 기획에 맞춰 작품을 제작하는 ‘커미션’전시를 한데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14년여의 활동을 아카이빙함으로써, 작업경향과 예술철학을 중간점검하는 성격도 띈다.

‘기괴한’ 놀이동산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인 듯 한 이번 전시는 전부 신작으로 구성했다. 어둑한 방을 가득 채운 조형물은 삐그덕 거리며 돌아가는데, 각 조형물마다 지정된 조명이 있어 그림자가 이리 저리 섞이며 또다른 조형물을 탄생시킨다. 각각의 조형물은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플레이어들이다. 악수하는 정치인, 삼성 등 대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를 표상하는 작품도 있다.

“작품을 연결하는 걸쇠가 ‘조명’입니다. 각각의 조형물은 특정 사람일 수도, 기관일 수도 있는데 공공으로 묶여진 관계망이 빛으로 환하게 엮이고, 뒤 그림자처럼 더 크게 연결되는 거죠. 마치 사람들 인맥관계처럼요”

지난해 한국 미술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던 ‘아트 솔라리스’와 일견 상통한다. 공공자금을 활용한 전시의 큐레이터와 작가를 ‘데이터 마이닝’기법으로 분석한 웹 작업인 아트솔라리스는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관장,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을 미술계 핵심그룹으로 지목했다.

“저희가 관심이 있는건 ‘구조’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 사회를 이끄는 구조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요.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툴은 바로 ‘공공’인거죠. 공공은 일종의 사회 감시자 역할을 하니까요”

그러나 시대에 따라 ‘공공’의 정의가 조금씩 변이해 왔다는 건 전시 제목인 ‘미완의 릴레이’에서 ‘미완’에 방점을 찍게 만든다. “구조가 완벽하게 작동할 순 없지요. 삐그덕 거리는 오작동도 작동의 일부니까요. 다만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려면 대안이 있어야합니다. 독식구조가 아니라요” 전시는 7월 9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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