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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ㆍ코스트코, 승자 없는 ‘최저가 전쟁’
-태생부터 다른 ‘회원제 창고형 vs 일반 할인마트’
-롯데마트, 내년 코스트코 철수 노리나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최근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근처에 위치한 코스트코 양평점에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가격 인하로 인한 손실을 안고 가는 롯데마트와 태생부터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모두에게 실익이 적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은 지난 26일 주요 생필품 항목을 중심으로 최저가 정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저가 정책의 대상이 되는 생필품은 30여종으로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라면, 통조림, 세제, 제철 과일, 채소 등이다. 기간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 측은 코스트코 양평점과의 거리가 120m 정도에 불과해 초근접한 상권이고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양평점을 상대로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제공=롯데마트]

하지만 업계에선 최저가 전쟁의 출혈이 너무 크다고 평가한다.

우선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으로 태생부터 일반 할인점인 롯데마트와 운영 방식이 다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대용량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연회비를 지출하는 회원들의 충성도가 높다. 특히 코스트코 양평점의 경우 연간 매출이 2400억원 이상으로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전국점포 매출 1위인 서울 은평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는 태생적으로 대용량에 창고형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많고 유통구조상 판매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롯데마트가 최저가를 기준으로 경쟁하게 되면 손실규모가 클 수 밖에 없다”며 “특히 특정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최저가 정책을 유지할 경우 의미없는 출혈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롯데마트 측은 최저가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기로 했다. 통상 대형마트에서 가격을 낮추는 경우 납품단가를 낮춰 협력업체에 부담을 넘겼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직매입 형태로 납품단가가 아닌 판매가를 낮춤으로써 유통주체인 롯데마트가 기존보다 매출 손실을 감당하는 구조로 최저가 정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코스트코 양평점의 철수 여부를 노리고 있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이마트가 코스트코와 맺은 부동산 임대계약은 내년 만료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를 운영하는 점을 들어 코스트코가 철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창고형 마트 업계의 판세 변화로 코스트코의 성장세가 둔화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로 장을 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마트트레이더스, 빅마켓 등 후발 토종 창고형할인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코스트코가 매출 1조를 돌파하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6년만에 매출 1조를 기록했다. 특히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우 코스트코와 달리 회원제가 아니기 때문에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대용량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마트 피코크, 롯데마트 초이스엘 등 코스트코의 PB상품인 커클랜드에 뒤지지 않는 양질의 PB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만큼 코스트코만이 가진 소비매력이 감소한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들도 이제 창고형 할인점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굳이 시간을 들여 코스트코를 찾아갈 메리트가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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