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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그렌펠 참사 우려”…英 60개 고층건물 안전 불합격 판정
-영국 정부 “60개 고층건물 안전기준 통과못해”
-주민 긴급 대피…가연성 외장재 제거할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영국 정부가 ‘그렌펠 타워’ 참사 후 600개 고층 건물의 긴급 화재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60개 건물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전했다. 영국 내 대다수의 고층건물이 제2, 제3의 그렌펠 타워가 될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에 영국 국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CNN에 따르면, 영국 정부 대변인은 그렌펠 타워와 유사한 소재의 외장재 적용한 고층 건물 600개에 대한 집중 화재 안전 점검을 벌였으며 그중 60개 건물에서 가연성(可燃性) 외장재(cladding)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79명의 사망자를 낸 그렌펠 참사를 되풀이할 수 있는 고층건물이 최소 60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해 건물 전체가 불에 타버린 그렌펠 타워 [사진제공=AFP]

영국 정부는 잠재적 화재 위험을 내포한 60개 건물에 사는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킬 예정이다.

이에 앞서 런던 캠던구청은 화재에 취약한 5개 아파트에 거주 중인 800개 가구, 수천 명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대피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굴드 캠던구청장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건물에 거주 중인 사람들은 반드시 떠나야 한다”며 만일 남아있다면 필요한 작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대피하면, 정부는 건물의 가연성 외장재를 모두 제거하고 화재 위험에 안전한 소재를 새로 적용한다.

CNN은 “거주자들이 4주에서 6주 정도 가족이나 지인들의 집, 호텔 등으로 긴급 대피하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건물주들은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만일 그게 안된다면 다른 건물을 제공해야 한다”며 “주민에게 안전하지 않은 집에서 살게 놔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렌펠 타워는 2014년 리모델링 당시 건물 외장재로 알루미늄 합성물질(ACM) 패널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건물 외벽의 가연성 패널을 타고 불이 번지면서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다고 보고 있다. 알루미늄 합성물질은 18미터 이상 높이의 건물에 사용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영국 정부는 이같은 인화성 소재의 고층건물 적용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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