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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임시국회 27일 빈손 폐회] 추미애 “촛불정권 발목만” vs 정우택 “불통정부 독선만”
- 한달도 못간 협치…‘진흙탕 싸움’ 구태 여전
- 與, 靑·野사이 존재감 잃고 野 정치싸움 골몰
- 추경·정부조직법·가뭄지원 등 논의 개점휴업
- 7월 임시국회 일정도 없어…“밥값 못해” 빈축

“야당이 촛불정권 발목잡아(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vs. “소통 아닌 불통정부(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협치’를 내 걸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열린 6월 임시국회가 인사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오는 27일 빈손으로 폐회한다.

우여곡절 끝에 국무총리와 18개 부처 수장, 그리고 몇몇 핵심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만 진행 중일 뿐, 10조 원이 넘는 추경안,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그 외 각종 민생법안 모두 ‘개점 휴업’ 상태다. 주말 전국을 적신 단비에도 여전한 가뭄에 목말라하는 민생도 국회에서는 존재감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을 통해 만들어진 ‘여소야대ㆍ다당제 체제’의 정국운용 해법으로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줄곳 말해왔던 ‘협치’는 새 정부 출범 한달만에 실종됐다. ‘협치’라는 단어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부정적인 단어로만 남았다. 사실상 협치는 애시당초 여야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 조차 하지 않았던 셈이다.

임시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26일, 여야는 지난 주 국회 정상화를 위한 4당 합의의 막판 파기를 놓고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는데 주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이 만든 촛불정권을 야당이 인사와 추경 발목잡기로 가로막고 있다”며 집권 초 70%대 국정지지율의 창끝을 무기로 야당의 항복을 종용한 것이다.

야권도 ‘협치’ 공세에서 지지 않았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폐쇄한 것과 관련 ‘협치’의 기본인 ‘소통’이 사라졌다며 여권을 강렬하게 비난했다. 정 대표는 “소통 정부가 아니라 불통 정부”라며 “이런 불통 사고를 가졌기에 내맘대로 하는 독선만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정치권에서는 지금과 같은 국회의 모습이 달이 바뀌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야 모두 국회 공전의 실타래를 풀 지도력이 마비된 까닭이다.

집권 초 높은 지지율에 기대 밀어붙이기에 바쁜 청와대, 그리고 지도부 개편과 이에 따른 ‘선명성’ 경쟁에 여념없는 야권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존재감을 잃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대야 관계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야당에게 명분을 주고 끌어와야 한다”면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살려주고 정권에 협조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실상 합의에 이르고도 청와대의 ‘추경’ 압박에 결국 최종 타결에 실패했던 지난 주말 여야 원내대표 협상같은 ‘넛 크래킹’ 상태가 계속되서는 여당과 청와대 모두 공멸 뿐이라는 비판이다.

야권도 국회 공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당은 여당과 보수야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로 포장된 줄타기만 반복할 뿐이다. 대선후보이자, 당의 창립자가 2선으로 잠시 물러난 상황에서 오는 8월 있을 당 대표 경선은 이런 ‘이도저도 아닌’ 국민의당 모습의 ‘끝판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뿌리는 여당과 같은 심정적 동질감, 야당으로써 존재감을 새워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여의도 국회를 이끌어 갈 ‘캐스팅 보트’는 사라졌다.

두 보수 야당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이후 한 자리 숫자의 지지율로 존립 자체까지 위협 받는 ‘절대절명’의 위기지만, 당과 보수 진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끌만한 새 인물과 비전은 여전히 안보인다. 여당과 협상하고, 정치의 방향성을 잡은 지도력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합해 과반에 육박하는 의석수가 전혀 체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여당은 청와대가 압도하는 형국에서 야당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청와대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며 “야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 억지 부리는 측면이 없지 않다’, 대승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청문회 통과시켜 주며 정국을 풀어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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