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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휴일날…쇼핑 풍속도 “전통시장이요? 일요일은 쇼핑 안가요”
대형마트지만 동네 작은 마트 수준인 롯데마트 행당역점에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만났다. 묵직한 캐리어를 하나씩 든 세 명의 요우커는 마트에서 구입한 상품을 꾸깃꾸깃 집어넣었다. “어떻게 방문하게 됐냐”고 물으니 “인터넷에서 봤다. 일요일에는 여기만 문을 연다고 알고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주로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이나 이마트 왕십리역 점이 문을 닫자 이곳을 찾은 것이다.
서울시내 대형마트 대부분이 문을 닫은 지난 25일. 왕십리 인근에 위치한 롯데마트 행당역점과 이마트 왕십리역점을 다녀왔다. 이날은 이마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모두 문을 닫는 날. 상당수 소비자들은 교외까지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거나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2ㆍ4주차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방문한 두 대형마트에서도 의무휴업의 흔적이 보였다.
주말 대신 2ㆍ4주차 수요일에 문을 닫는 행당역점은 손님들로 가득찼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행당역점은 주말이면 상권 범위가 상왕십리랑 왕십리까지 커진다”고 했다. 실제 마트에서 만난 사람은 대부분이 지역 주민이었지만, 차를 끌고 올 정도로 먼 데서 마트를 방문한 고객도 보였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상왕십리 주민 이형기(41) 씨는 “매장이 작은 편이라 상품 수는 적지만 주말에 여는 대형마트는 행당역점 뿐이라 차를 끌고 이곳에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직장인 오모(32ㆍ서울 광진구) 씨도 “원래는 상봉동에 있는 코스트코를 자주가는데 일요일에 마트를 가게 되면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많은 고객이 방문한 탓인지 이날 5시께 행당역점 지하4층 주차장은 만석이었다. 행당점에 위치한 커피숍 엔제리너스, 롯데리아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지역주민들은 일요일에 영업하는 마트에 편하다고 했다. 지역주민 함모(33) 씨는 “차를 끌고 이마트에 가기도 하지만, 이마트가 쉬는 날에는 행당역점을 방문한다”며 “아래 마트가 있기 때문에 편하다”고 했다.
한편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로 떨어진 이마트 왕십리역점의 바리케이트는 이날 굳게 닫혀 있었다. 마트에 장을 보러 왔다 허탕을 치는 손님은 없는 듯 했지만 엔터식스와 CGV 등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은 아쉬워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쉬는 날 전통시장을 찾기보단 인터넷쇼핑을 하거나 아예 쇼핑을 접고 있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이 점에 불만을 토로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우리가 쉬면서 전통시장 매출이 올랐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영향은 미미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평일 매출의 2.5배정도가 발생하던게 일요일 매출이었는데, 이제는 쉬지않는 날도 평일의 1.5배 수준에 그친다”며 “가뜩이나 대형마트에 방문하지 않는 추센데, 영업규제가 실적 하락의 주범”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를 아울렛,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 관계자는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은 주말매출이 평일의 5배인 대표적 주말장사”라며 “주말 영업시간을 규제하면 사업이 지속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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