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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병원, 국내 심방세동 약물치료 가이드 첫 제시
- 국내 심방세동 환자 대상의 대규모 역학조사로 적정 치료시점 찾아
-예방적 치료에 따른 뇌졸중, 혈관색전증 등 중증 혈관질환 예방 기대 높여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정보영ㆍ김태훈’교수팀과 영국 버밍햄대학 ‘그렉고리 립’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한국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약물치료 가이드를 첫 제시하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심박세동은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내 심방이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운동을 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기만 하는 부정맥 질환의 하나다. 이때 심방 내 정체 된 혈액에서 ‘혈전’(피떡) 발생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들 혈전은 어느 순간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 ‘뇌경색’을 초래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보영 교수

정보영 교수는 “심방세동은 모든 뇌졸중 원인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그 위험도를 5배나 높인다.”라며 “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있어 뇌경색 예방은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뇌경색 시한폭탄을 가슴에 안고 사는 심방세동 환자의 위험도를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항응고제’약물 투여가 표준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약물치료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국내 연구가 거의 없어 유럽과 미국에서 쓰고 있는 평가도구를 참조하거나 의사 각 개인의 판단에 의해 항응고제 약물 치료시기를 결정하여 부족한 면이 컸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하여,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20세 이상 5855명의 심방세동 진단 환자들을 2013년 12월까지 추적해 “연간 뇌경색 발병 위험도”(특정연도 동안 100명 이상 질환발병율)를 조사했다. 또한 이들 심방세동 조사 환자군들의 다양한 동반 질환과 연령, 성별 등 연간 뇌경색 발병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를 평가했다. 위험요소 평가는 국제적인 공인지표를 사용해 0점부터 10점까지로 계량화하고 가중치를 부여했다.

그 결과 고령일수록 뇌경색 위험도이 높아지는 것이 재차 확인됐다. 65세부터 조사 환자군의 뇌경색 발병이 증가해 연간 위험도가 2.11% 높아지고 75세 이상부터는 3.11%로 크게 높아졌다.

아울러 미니 뇌졸중이라 불리는 ‘일과성 뇌졸중’(TIA)나 뇌경색이 이미 한차례 발병했던 심방세동 환자들의 연간 위험도는 2.58%나 높아졌다. 또한 신장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들도 2.03%의 높은 뇌경색 연간 위험도를 보였다. 이외 고혈압과 당뇨,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를 가진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경색 위험도도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을 연구진은 확인했다. 

김태훈 교수

다만, 유럽과 미국 연구조사에서는 여성 심방세동 환자들이 뇌경색 연간 위험도가 남성에 비해 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정보영 교수팀의 국내 환자 대상의 연구결과에서는 남녀 환자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 교수는 “심방세동환자에게 있어 연간 뇌경색 위험도가 1~2% 이상일 경우 항응고제 치료가 국제적으로 권장”라며 “이번 연구결과 국내 심방세동 환자들은 위험평가점수 2점부터 뇌경색 위험도가 2.35%로 높아지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항응고제 약물복용은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 상당한 주의와 부담이 있는 치료라 그 투여 치료시점이 중요하다.

우선 항응고제가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혈액 내 항응고 수치가 적정수준으로 유지되는지 확인이 필요해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어왔다. 항응고수치가 낮으면 혈전 발생율이 높아지고, 반대로 너무 높으며 뇌혈관출혈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대표적 항응고제로 널리 쓰이는 ‘와파린’은 비타민K와 결합시 효능이 저하되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두부, 콩류, 시금치, 마늘 등 비타민 K가 함유된 음식섭취가 제한되었다. 아울러 복용하는 다른 치료제 및 흡연, 음주 등과의 상호 위험작용이 예기치 못하게 나타날 수 있어 많은 부담이 되어 왔다. 아울러 오랜 복용에 따른 뇌혈관 출혈 위험도 상승은 간과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기존 항응고제의 단점인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음식물 섭취 제한이 거의 없는 신약인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최근 보험급여가 됨으로써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정보영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의에 대해 정보영 교수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심방세동의 환자의 뇌경색 발병을 낮추기 위한 항응고치료의 표준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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