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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로드맨 방북기
“별 다섯 개는 물론이고 일곱 개는 돼 보였다. 정말이지 모든 게 완벽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맨은 2013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별장에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출처=데니스 로드맨 트위터

한 종편이 ‘단독입수’라며 어제 방송한 다큐멘터리 ‘데니스 로드맨의 평양 방문기’에서다. 이 영상은 로드맨이 2013~2014년까지 네 차례 북한을 들락거렸던 행적을 보여준다.

잿빛의 텅빈 도시. 영상에서 눈길 가는 건 술취한 로드맨의 외교대사 같은 행보가 아니다. 평양의 분위기였다. 2005년 가수 조용필 평양공연 취재차 현지에 머물던 기억이 겹쳐졌다. 정돈돼 있지만 활력을 찾긴 힘들었다. 로드맨의 다큐도 다르지 않았다.

고려호텔도 변함 없어 보였다. 45층 짜리 쌍둥이 건물로, 낡았지만 촌스럽지만은 않은 객실 침대도 눈에 들어왔다. 일부 시설의 조명 톤이 바뀐 걸 빼면 2005년 조용필 일행 때와 유사한 듯했다. 1985년 문을 열었으니 30년 넘은 호텔인데, 넉넉지 않은 형편이라 전통을 이어가는 건지도 모른다.

무채색의 복장. 로드맨 일행이 2014년 1월 8일, 북한 ‘홰불팀’과 친선경기를 한 날 관중석의 북한 주민은 한결같이 검은색 혹은 회색 정장을 입었다. 그들은 2005년 조용필 공연 때도 그런 정장을 했었다. 일부 여성은 한복으로 격식을 차렸다. 표정 변화는 잘 읽히지 않았다. 딱 한 장면에서 달랐다. 김정은 위원장이 체육관에 등장했을 때, 그들은 온 힘을 다해 박수를 쳤다. 다큐멘터리는 이렇게 정리했다. ‘가장 억압적인 국가의 리더와 통제불능 미국인이 함께 얘기를 하는 이상한 장면’이라고.

북한 주민의 삶은 더디게 변하고, 국제 정세는 급변 중이다. 최근 또 북한에 다녀온 ‘괴짜 로드맨’보다 김정은 마음에 더 흡족한 사람을 찾기 힘든 쪽으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계속 시험에 들 것 같다.
 
홍성원 기자/ho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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