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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나해서 남겨둔 공 1개, 김우현 우승 일궜다
‘이틀만 치고와’ 부담 더는 말 해준 부친

우승후엔 ‘아직도 거기 있냐’면서 기뻐해

카이도 드림오픈 대역전 우승 후일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군에서 제대한지 9개월만에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카이도 드림오픈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김우현은 선두와 두 타 차로 벌어진 채 먼저 경기를 끝낸 뒤, 남은 공을 갤러리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공 한개를 만지작 거리던 김우현은 나눠줄까 하다가 캐디와의 상의 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냥 두었고, 이 공은 김우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날 이태희와 김우현의 19번째홀 승부는 올시즌 KGT의 첫 연장전이었다.

김우현은 2014년 보성CC클래식에서 최준우(38)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김우현은 마지막홀 이태희의 더블보기로 연장에 돌입한 뒤, 남은 마지막 공 한 개로, 최종라운드 출발때의 5타 차 열세를 이겨내고 3년만의 우승을 잡아냈다.

김우현은 명랑했다. “이틀만 치고 올라와”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경기를 즐기게 했다. 우승후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더니, “이틀만 치라고 했더니 왜 아직 거기에 있냐”면서도 너무도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김우현은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아버지의 속내를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 아버지께 너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종료 인터뷰에서 “너무 기뻐서 날아갈 것 같다. 사실 우승할 줄 몰랐다. 큰 부담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3라운드) 아쉬운 부분이 많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해 TOP10을 목표로 잡기도 했다”면서 “이태희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샷감이 굉장히 좋았는데 마지막 실수가 나한테 기회로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우현은 승부를 결정한 버디퍼트에 대해 “6m 정도 되는 버디 퍼트였다. 사실 18번홀에서 티샷이 벙커로 가서 레이업하고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는데, 연장전에서 티샷 후 두 번째 샷 지점이 바로 본 라운드에서 세 번째 샷을 했던 그 자리였다. 또한 그린에서도 본 라운드 때 퍼트했던 비슷한 자리에서 연장전 버디 퍼트를 했다. 마치 데자뷰 같았다”고 설명했다.

‘연장전을 기대했느냐’는 질문에 “기대하지 않았다. 이태희 선수가 이번 대회 샷감이 너무 좋았다. 이태희 선수가 17번홀 보기를 하면 나한테도 기회가 오겠다 했는데 파를 해 ‘안되겠다’ 생각하기도 했다”라고 말한뒤, “우승이란 게 그런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잘 쳐도 상대방이 더 잘 치면 내가 우승 못하는 것이고, 내가 아무리 못해도 상대방이 더 못 치면 내가 우승하는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이날 시종 쾌활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던 그는 연장전이 긴장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우현은 “루틴이 어색함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내 루틴에 집중하자고 생각하니까 긴장되지 않았다”면서 “나 자신을 믿었다”고 부연했다.

군복무 이후 우승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평가에, “모든 운동 선수들에게 군대는 힘든 시기임이 분명하다.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각 선수마다 다르다.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어디를 가든지 어떻게 생활하고 처신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도움될 수 있다. 군 복무 이후 우승한 선수들은 대부분 군대 기간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예비역의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시즌 목표는 큰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흐름을 못 타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는 김우현이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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