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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배의 ‘프랑스 시장 도전기’…도전과 좌절, 교훈까지
-올 9월 프랑스百 ‘갤러리 라파예트’에 단독 매장 오픈
-1988년 프랑스 첫 진출 후 두번째 도전
-2004년 홍콩 진출 후 11개국 진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품질만 믿고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도, 그에 따른 용량도 모두 달라야 한다는 것. 세상의 고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시장과 고객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지금도 자주 ‘80%는 고객을 보고 15%는 경쟁자를 보고 5%는 지나온 과거를 보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합니다. 프랑스 시장에서 순을 철수하던 그때 이후로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이 떠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995년 무렵 프랑스에 있던 한국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1988년 ‘순(SOON)’ 브랜드를 ‘뷰티의 본고장’ 프랑스에 수출한지 약 7년 만이었다. 
[사진=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당시 프랑스 사업 현황을 보기 위해 현지로 날아온 서경배 사장은 약국 진열장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순’을 보고 프랑스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분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서경배 회장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뷰티의 본고장’에 도전했고, 디테일을 고려하지 못해 사업을 철수했지만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뷰티 본고장 프랑스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대표이사 서경배)은 대표 브랜드 설화수가 올 9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고 25일 밝혔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 체인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와 뷰티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대표적인 ‘뷰티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세계 여성들의 미의 기준을 바꾸고 있는 K-뷰티와 이를 대표하는 브랜드 설화수는 갤러리 라파예트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아시아의 지혜를 기반으로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브랜드 철학과 제품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설화수 윤조에센스]

설화수는 글로벌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윤조에센스’와 설화수 50여 년의 연구 결정체인 안티에이징 크림 ‘자음생크림’을 위주로 프랑스 시장에 홀리스틱 뷰티의 정수를 전할 예정이다.

설화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한국을 비롯해 진출한 국가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해 왔다. 2015년에는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해외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2004년 홍콩에 처음 진출한 뒤 현재까지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미국, 캐나다까지 전세계 11개국, 200여개 매장에 진출했다. 특히 중화권 시장에서는 연 평균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번 설화수의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은 뷰티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화장품으로 재공략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의미있는 도전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시장 첫 진출은 1988년 10월 ‘순(SOON)’ 브랜드의 수출이었다. 

[사진=설화수 자음생크림]

순은 아모레퍼시픽이 당시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든 저자극성 화장품 브랜드 ‘순정’을 발음하기 쉽게 바꾼 이름으로, 중개상을 통해 프랑스 전역의 약국 경로에 입점됐다. 이후 1990년 8월 샤르트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리리코스’ 브랜드를 생산하며 프랑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현지 고객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 방식, 유통 판매사 매각으로 인한 판매권 상실 등으로 위기를 맞았고 두 브랜드는 철수 수순을 밟았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비중이 큰 향수 카테고리를 공략하는 것으로 재도전 전략을 세웠다.

1997년 4월에 프랑스 사업을 향수 사업으로 전환했고, 2004년 4월 29일 샤르트르(Chartres) 약 3만평 대지 위에 초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향수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2011년 8월 럭셔리 브랜드 ‘아닉구딸’(ANNICK GOUTAL)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이는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뷰티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다.

아닉구딸은 1981년 창립자 아닉구딸이 프랑스에 첫번재 향수 부티크 ‘아닉구딸 하우스(ANNICK GOUTAL HOUSE)’를 오픈한 뒤 전세계 11개 단독샵 및 약 30개국 68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전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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