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장벽 등 민감 사안 놓고 대화 이뤄질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해외 첫 순방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그동안 멕시코 장벽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면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가톨릭의 성지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과 만난다. CNN은 빈민층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황과 미국의 소비주의를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복잡한 두 성향의 만남”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P] |
그동안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은 사사건건 트위터상 설전을 주고받았다.
교황은 지난해 초 멕시코 장벽 건설 등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의 정책을 비판하며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연설장에서 “종교지도자로서 수치”라고 맞서 양측 갈등이 고조됐다.
또 교황은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파리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주요 아젠다를 놓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그동안 양측의 대립은 트위터상으로만 이뤄졌고, 실제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교황청 전문 언론 ‘라 치빌타 가톨리카’의 안토니오 스파다로 편집장은 CNN에 “장벽(walls)이 없는 만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AP] |
하지만 교황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황은 지난 19일 “영예로운 교황과 만남에 대해 기대한다”며 “가톨릭 교리가 세상을 정의와 자유와 평화의 길로 인도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서 평소 비판적이었던 태도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그에 대해 미리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과 함께 종교 자유, 종교적 박해, 인신매매에 대처하는 인도주의적 사명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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