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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계 3중고] 하반기에도 악재 지속 전망…“중소기업 컨트롤 타워 수립 시급”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1분기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홍역을 겪은 수출 중소기업이 공포를 느끼는 지점은 하반기에도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환 리스크’의 만성화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하반기 한국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종전 1145원에서 1138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1173원)보다도 35원이나 낮은 수치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 확정 등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22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8.60원(0.76%)이나 하락한 1118.60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중소기업의 단기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한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해외시장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원가를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중소기업이 겪은 ‘1분기 실적악화’의 악몽이 오는 2분기,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의 환 위험 관리 능력이 대기업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환 변동 보험’ 등 외부 금융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전체의 10.3%에 불과하다. 업계에서 “정부가 환율 변동성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금융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역시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이 이달 초 한솔제지가 생산한 경량감열지(열에 반응해 변색하는 특수용지, 주로 영수 증 등을 제작)에 순 톤(t)당 104.46유로의 반덤핑 관세 부과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솔제지는 시장영향을 고려해 “감열지 판매국가를 다변화, 유럽 판매량이 줄었기에 관세 영향은 미미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 재무부와 EU로부터 각각 반덤핑 관세 부과가 확정된 탄성필라멘트사(왼쪽)와 경량감열지(오른쪽)의 모습.

아울러 인도 재무부는 지난 3일 한국산 탄성필라멘트사(일명 스판덱스)에 ㎏당 1달러 90센트의 추가 반덤핑 관세를 향후 5년간 부과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가 앞서 한국산 아크릴 섬유와 나일론사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을 고려하면 섬유업계의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4월까지는 대인도 섬유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가량 늘었다”며 “그러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수출둔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도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사드보복’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향후 미국 중심의 ‘사드 유지론’과 중국 중심의 ‘사드 철수론’이 강하게 충돌할 경우 1분기 수출 중소기업계를 숨죽이게 한 보복 사태가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소기업부’를 설치, 수출 등 대외 위험 관리 업무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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