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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가는 요즘 ‘층고의 전쟁’
-스타필드 하남, 롯데월드타워 등
-층고 최대한 높여, 고객 쾌적하게…
-콘셉트 따라 층별로 다른 층고 선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모든 건축물을 원하는 만큼 넓게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인구가 밀집된 만큼 땅덩어리도 부족한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고객이 실외에 있는 것처럼,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해야 했던 수도권 유통업체들에게 이는 큰 숙제였다. 좁은 공간에 들어선 쇼핑몰들은 답답한 느낌을 줄 뿐더러, 고객이 길을 찾는 데도 되레 방해요소가 됐다.

쇼핑몰들이 여기에 해결책을 내놨다. 옆으로 클 수 없다면 위로 크는 것이다. 면적은 조금 좁더라도 매장의 층고를 높여 고객이 조금 더 넓은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다만 층고가 높아지면 건물을 짓는 데 들어가는 자재비ㆍ건물 유지에 필요한 냉난방 비용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쇼핑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본 투입’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가는 ‘층고와의 전쟁’에 한창이다. 층고를 높여 고객서비스 질을 강화하고, 이를통해 매출 극대화전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 4m로 매장 층고를 맞춘 스타필드 하남은 3층에 위치한 잇토피아 매장의 경우 층고가 최대 12m에 달한다. 잇토피아 매장 전경. [사진=경기관광포털 갈무리]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이 매장의 층고를 최소 4m로 맞춘 것이 대표적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층마다 높이에 다변화를 두고, 상품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와 합작을 통해 스타필드 하남을 세운 로버트 터브먼(Robert Taubman) 터브먼사 회장은 그랜드오픈 당시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쇼핑하는 고객이 널찍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고 했다.

층고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식품 매장 잇토피아(Eatopia)가 위치한 3층은 층고가 최대 12m에 달한다. 매장 중에 멀찍이 한강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잇토피아 매장은 한강 위치에 맞춰 큼지막한 유리창으로 매장 벽면을 꾸몄는데, 이와 함께 높은 층고로 매장을 디자인하면서 고객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3층에 위치한 슈즈멀티숍은 층고가 8m에 달한다. 신발은 가방ㆍ의류 등 다른 잡화 상품에 비해 상층식 진열이 더욱 많은 편이다. 주로 상품을 위로 쌓아놓는다. 상품 높이 탓에 매장이 좁아 보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층고를 다른 매장보다 높이면서 매장이 넓어보이는 효과를 취했다.

이는 라이벌 롯데월드타워도 마찬가지다. 쇼핑센터가 에비뉴엘동과 롯데월드몰로 나뉘어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양측 매장의 층고를 각자 다르게 꾸미면서도 전체적으로 높게 구성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롯데월드몰 모습. 롯데월드몰은 1층 층고가 약 5m에 달한다. 프리미엄 백화점이 위치한 에비뉴엘동은 층고가 5.5m 수준이다. [사진=롯데물산 제공]

우선 프리미엄 백화점 매장인 에비뉴엘동은 층고가 5.5m에 달한다. 국내 백화점 매장 중 가장 높은 층고를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명품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만큼 층고를 높게 꾸며 매장을 고급스럽게 구성하려 노력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롯데월드몰은 층마다 층고를 다르게 꾸몄다. 매장의 입구가 되는 1층의 경우 층고가 5m에 달한다. 매장 1층에는 공연장이 마련돼 있고, 다양한 여가시설이 밀집된 만큼 층고를 최대한 높였다. 지하1층과 2~6층 매장은 3.3~3.8m로 꾸며둔 상황이다.

영등포에 위치한 쇼핑몰 타임스퀘어도 층별로 다른 층고를 선보인 곳 중 하나다. 1층은 4.3m, 2~5층은 3m의 층고, 지하1층과 2층은 3.3~3.5m의 층고를 갖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오픈한 쇼핑몰일수록 층고는 점차 높아지는 게 확고한 트렌드”라며 “특히 럭셔리 쇼핑몰일 경우 더욱 층고를 높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야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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