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김규화 판사는 고 씨가 “검찰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사건에서 22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고 씨는 “검찰이 소환조사 당시 변호인을 고 씨에게서 떨어진 뒤 쪽에 앉도록 명령했고,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법원에 준항고를 냈다.
고 씨는 지난 10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물어보는 등 강압적인 느낌으로 대답을 들으려 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나와 변호인에게 큰소리를 쳤기 때문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대질조사를 받던 최순실 씨와 고 씨가 같은 조건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옆이 아닌 후방에 위치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판사는 양 측 주장을 심리한 뒤 고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는 고 씨와 변호인 사이에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는 최순실 씨를 등에 업고 관세청 인사에 개입해 김모 씨를 인천본부세관장 자리에 앉히는 대가로 2000여 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사기)도 받는다. 2억 원을 투자해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도 있다. 지난해 10월 최 씨의 전횡을 폭로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며 국정농단 수사에 적극 협조했던 고 씨는 반년 만에 ‘국정농단의 조력자’로 검찰 수사대상이 됐다. 고 씨는 체포부터 조사 과정 내내 수사진과 대립하며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체포 자체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데 이어 구속 이후 조사 과정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조사를 거부했다.
고 씨의 첫 재판은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yea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