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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베레스트 정상 직전 ‘힐러리스텝’ 사라졌다
-산악인들 “힐러리스텝 붕괴…바위 더미로 변해”
-2015년 네팔 대지진 영향으로 손상
-“더 위험해졌다” 지적…병목 현상 우려도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히말라야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정상 직전의 수직암벽인 ‘힐러리스텝’이 지난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붕괴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21일(현지시간) 최근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산악인들의 말을 인용해 힐러리스텝이 무너져 거대한 바위 더미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힐러리스텝은 에베레스트 남동쪽 산맥에 있는 약 12m 높이의 수직암벽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이르기 전 마지막 난코스였다.

[사진제공=AFP]

지난 1953년 에베레스트에 처음 오른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의 이름을 따 힐러리스텝으로 명명됐다.

영국 산악인 팀 모스데일은 지난 16일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힐러리스텝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공식적인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BBC에 “힐러리스텝의 붕괴는 한 시대의 종말(the end of an era)”이라며 “그것은 에베레스트의 역사와 관계돼 있다. 등산 민속의 한 부분이 사라진 것은 큰 수치다”라고 말했다.

다른 산악인들도 힐러리스텝이 붕괴돼 바위 더미로 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전언은 지난 2015년 네팔을 엄습한 규모 7.8의 강진의 영향으로 힐러리스텝이 심한 손상을 입었다는 그동안의 의혹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2015년 대지진 이후 지난 시즌 다시 에베레스트 등반이 허용되면서 힐러리스텝이 심한 손상을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힐러리스텝 구간이 두꺼운 눈에 싸여 정확한 손상 여부가 확인되지 못했다.

모스데일은 “지난해 에베레스트를 등반했을 때에는 힐러리스텝이 눈으로 뒤덮여 있어서 사라진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확실히 힐러리스텝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악인들은 악명 높았던 힐러리스텝의 붕괴로 에베레스트 등정이 기술적으로는 좀 더 쉬워졌지만, 불안한 바위 더미로 내려오는 것이 더 위험해졌다고 지적했다.

밀려드는 등반객들로 인한 병목현상이 더욱 심화될 우려도 있다.

힐러리스텝은 그동안 수많은 산악인들을 희생시켰다.

지난 4월에는 스위스의 산악인 우엘리 슈텍이 등반 중 추락해 숨졌고 이달에도 최고령 등정을 시도하던 네팔의 민 바하두르 셰르찬(85)이 베이스캠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난 주말에도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인 산악인이 목숨을 잃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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