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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씨어터 이문세’, 이문세 공연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이문세의 세종문화회관 콘서트 ‘2017 Theatre 이문세’가 열리고 있다.

19~22일 나흘간 퍼펙트 매진을 기록했다. 1일 3천석이니 4일간 1만2천석을 매진시킨 이번 공연에서 그는 노래를 부를 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를 중시한다. 


관객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듯 말을 이어나간다. 판에 박힌 노잼 토크가 아니다. 삶과 인생, 가족, 친구, 사랑에 대해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할만했다.

그러다 관객들에게 “오늘은 지금까지의 이문세 공연중 가장 원숙하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역시 이문세의 주특기인 발라드와 매끄러운 말솜씨는 그의 공연장을 빛내는 쌍두마차다.


이문세는 20일 공연에서 3집인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비롯해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광화문 연가’ 등 80년대 발표된 발라드를 유려하게 불러나갔다. 발라드 뿐만 아니라 ‘깊은 밤을 날아서’ ‘알 수 없는 인생’ ‘붉은 노을’ 등을 불러 관객들과 몸을 흔들게 했다.

특이한 점은 60세를 눈앞에 둔 이문세가 점점 춤을 잘 춘다는 사실이다. 이날도 스팽클 티셔츠를 입고 자신보다 훨씬 젊은 댄서들과 군무를 췄다. 발라드 가수인지 댄스 가수인지 잠깐 정체성의 혼란(?)이 올 정도였다. ‘댄싱9’ 시즌2 우승자인 김설진의 참가와 연출에 맞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작이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광’이자 등산광’인 이문세는 철두철미한 관리와 연습으로 춤을 소화해냈다. 다음에는 이문세가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씨어터(Theatre) 이문세’는 다채로운 모습을 띠었다. 상황에 따라 뮤지컬, 영화, 극장 공연을 보는 기분이었다. ‘이문세 극장’에 초대된 관객들은 혼연일체가 되는 듯했다.


이문세의 공연은 그동안 ‘이문세 독창회’ ‘동창회’ ‘소창회‘ ‘붉은 노을’ 등으로 타이틀이 바뀌어갔다. 제목만 바뀌는 게 아니다. 셋리스트는 조금 달라지지만, 무대구성과 스토리텔링은 많이 달라진다. “이번에는 어떻게 바뀌었을까”가 이문세 콘서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날 공연은 2015~2016년 ‘씨어터 이문세’와도 또 다른 감성이었다. 2015년 발표한 어덜트 컨템퍼러리인 ‘봄바람’은 이번에는 빠졌다. “매년 봄이 오면 ‘봄바람’으로 전국이 난리날 줄 았았다”고 ‘봄바람’이 빠진 이유를 간접 설명했다.

이문세는 아무래도 신곡보다는 80년대 노래를 많이 부른다. ‘사랑이 지나가면’이 1987년 발표된 4집으로 30년전 노래다. 가사는 복고풍을 띨 수밖에 없다. 이영훈이 작곡한 그의 노래 가사는 구름, 바람, 교회당, 가로수, 사랑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아스라이 기억되는 추억의 ‘기표’들이다. 그러니 관객들도 이문세 노래의 리메이크 붐 등으로 인해 폭넓은 세대가 분포되어 있지만 40~50대 중년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문세의 이날 콘서트는 추억팔이가 아니라 트렌디하고 세련된 느낌이 났다. 과거를 노래하는 아날로그풍이기는 하지만 촌스럽거나 추억속 청승이 아닌 모던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문세의 음악을 전달하는 방식과, 공연기획과 연출의 끊임없는 도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가수 이문세가 우리에게 ‘레전드’지만 ‘현재진행형’ 가수로 남게 되는 이유다. 서정성이라는 감성과 테크놀러지의 결합으로 그의 공연 기획은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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