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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흉터의 꽃’外 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흉터의 꽃(김옥숙 지음, 새움)=일본의 항복과 태평양 전쟁의 종식을 끌어낸 히로시마 원폭 투하의 피해자가 조선인이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않다. 무려 7만여명이다. 이들의 고통은 해방의 기쁨에 그만 가려졌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된 소설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삼대에 걸친 원폭 피해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무대는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근로정신대 등으로 끌려간 합천 사람 대부분이 히로시마로 갔다 피해를 입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몰락한 합천의 농민 강순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먹고 살기 위해 히로시마로 이주해 열심히 살아가던 소박한 일상은 원폭 피해 앞에서 무참하게 무너지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던 딸의 바람도 산산조각이 난다. 흉측한 얼굴로 고향에 돌아온 강순구 가족을 맞이하는 건 싸늘한 시선과 가난, 피폭 후유층 뿐이다. 일본군 위안부와 달리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현재진행형인 피해자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세계화의 풍경들(송병건 지음, 아트북스) =영국화가 찰스 바틀릿이 그린 ‘로마의 포로들’(1888년)이란 그림이 있다. 노예 경매에 오를 형제인듯한 아이들에게 로마 군사가 미소를 지으며 석류를 건네는 모습이다. 그림 한쪽에는 경매가 진행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로마 병사들이 사내들을 끌어내리고 있다. 로마제국은 노예가 인구의 10% 가까이 될 정도로 사회 기층을 형성했다. 당시 세계화가 낳은 풍경이다. 세계화는 흔히 최근의 일로 여겨지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20세기까지 그림 속에 드러난 세계화의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 그림의 창으로 조망한 경제사다. 대규모 노예를 통해 지탱된 로마제국의 번영이 쇠퇴, 로마의 붕괴로 이어지며, 훈족과 게르만족의 이동은 봉건제라는 새로운 중세질서를 만들어낸다. 대항해시대와 중상주의 시대, 기술적 혁신을 통해 서구가 시장경제의 기틀을 마련한 데 반해 중국은 화이사상에 젖어 세계화의 변화를 놓쳐 오랫동안 주도권에서 밀려나게 된다. 저자는 그림을 매개로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며 동아시아 패권문제, 세계경제 불황 등 현안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여성의 진화(웬다 트레바탄 지음,박한선 옮김,에이도스) = 진화론의 틀로 여성의 신체를 살핀 논쟁적인 책. 현재의 여성의 몸은 번식성공률을 최대화하려는 자연선택의 결과라는게 책의 요지다. 마라톤 선수들의 생리중단도 진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운동을 위해 생식 시스템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책은 여성의 일생을 초경부터 임신,출산,폐경까지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하나하나 짚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여성에게 생기는 질환은 문명화에 따른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다.예를 들어 과거여성은 수명이 지금보다 짧고 초경은 늦었다. 또 가임기간의 상당시간이 임신 또는 수유상태여서 생리 횟수가 적었다. 그러나 오늘날 선진국 여성은 이들보다 3배 정도 생리 횟수가 많다. 호르몬이 등락하고 임신준비를 위해 세포를 자주 교체하다 보면 발암성 세포변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폐경이 일어나는 이유로 ‘할머니 가설’내세우기도 한다. 직접 아이를 낳는 대신 손주를 돌보거나 자식들을 도우며 번식 성공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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