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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면동의 굴욕? 800억짜리 옛 교육개발원 부지 또 매물로
799억 매매계약 최근 해지
토지규제 많아 매입자 구하기 난항
새 감정평가 826억…이달 중 입찰공고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가 또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2011~2015년까지 무려 15차례 매각공고를 내고 매매 계약서도 두 번이나 썼지만, 매입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은 수포로 돌아갔다. 입지 면에선 경부고속도로 양재ㆍ서초IC와 인접해 꽤 괜찮은 땅이다. 최근 6년새 이 곳의 가격이 100억원 가까이 올랐을 정도다. 그런데도 매입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계약서까지 작성했더라도 막판에 토해내는 이유는 뭘까.

18일 부동산 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과 서희건설ㆍ
신동아건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STS프로바이더가 2015년 맺었던 서초구 우면동 소재 옛 개발원 부지(6만여㎡) 매매 계약이 지난 1월 해지됐다. STS프로바이더 측은 이 곳에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를 짓겠다는 계획으로 매매가 799억원에 계약했지만, 잔금을 내지 못했다. 국토부는 지난 3월 이런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이 땅은 앞서 2011년에도 한 개인에게 730억원에 매각되는 듯하다 역시 잔금이 해결되지 않아 계약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잡고 있는 6만여㎡ 규모의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전경.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잡고 있는 6만여㎡ 규모의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전경.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국토부 관계자는 “개발원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다시 했고,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감정평가액은 826억원 가량 된다”고 했다.

매입자 찾기가 공회전 하는 상황에서 감정평가액은 쑥쑥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아무래도 강남의 서초구에 있다보니 공시지가가 상승하는 영향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부지 안에 있는 건물가격은 4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며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했다.

매각의 걸림돌은 각종 토지규제다. 부지의 60% 가량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여 있다. 1종 일반주거지역이다. 6층 이상 건물을 짓기 어렵다. 민간 개발 시행사ㆍ건설사 등이 매력을 느끼기 힘든 조건이다.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위치도

충북 진천으로 이전한 개발원 입장은 난감하다. STS프로바이더 측에서 받은 중도금을 활용해 진천으로 옮겼는데, 계약 해지로 이 돈을 돌려줘야 할 판이다. 개발원은 현행법상 종전부동산(지방으로 이전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보유한 건물과 부지)으로 분류된 우면동 부지를 반드시 팔아야 한다. 개발원 관계자는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STS 측에 줘야 한다”며 “이달에 입찰공고가 나가면 매입 문의가 들어올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토지규제를 풀어줘야 매각이 수월해지는 종전부동산이 적지 않은데 국토부의 생각과 지자체의 방침이 달라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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