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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광주 5.18의 진실 제대로 알려주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개정판 출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개인적으로 팔자가 사나워진 게 광주에서 10여년 살면서 5.18을 겪은 거다. 광주가 놓아주지 않고 있어서 그 덕분에 다른 길로 가지 않고 황석영 문학의 특성을 유지해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설가 황석영이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985년 광주의 진실을 처음으로 알린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개정판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80년대 방북과 망명, 수감 등 십수년 작가로서 보다 활동가로서의 삶의 시작이 다름아닌 이 책과의 인연때문이란 얘기다.


‘죽음을 넘어~’의 간행은 오직 광주의 진실을 후배들에게 알려야 한다는데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진행됐다. 1985년 엄혹한 전두환 정권 아래서 책을 펴내는 일은 첩보작전이나 다름없었다.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하는 일이 조심스럽게 이뤄졌다.

문제는 대표기록자를 찾는 일이었다. 감옥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거절이 이어졌다.

이때 흔쾌히 나선 이가 황석영 작가다.

황 작가는 ”이로써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책이 나오고 예상대로 보안사에 끌려갔다. 당시 안기부장이 장세동이었다. 예상과 달리 일찍 출감했다.

황 작가는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광주의 진상이 더 떠들썩하게 알려질까봐 고민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에게 1년짜리 단기 여권이 건네졌다. 당시 베를린 제3세계 문화제에 초청받은 상태였던 황 작가에게 해외로 나가라는 거였다. 그 때부터 황 작가는유럽과 일본 등을 돌며 광주항쟁을 알리며 떠돌게 된다.

32년만에 전면 개정돼 나온 책은 그동안 공개된 5.18 당시 계엄군의 군사작전과 관련 재판 결과, 취재 내외신기자의 증언까지 꼼꼼이 반영했다.

이번 개정판 간행을 준비한 간행위원장 정상용씨는 “그동안 더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알려져 새롭게 정리될 필요성이 있엇고, 무엇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 왜곡과 폄훼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행돼 진실을 알릴 절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정권의 역사왜곡에 국가권력기관이 개입했다고 확신한다고도 했다.


책의 집필은 이재의씨가 맡았다. 이 씨는 “1984년 하반기 제안이 왔는데 결혼을 앞 둔 상황이라 마음이 무거웠다. 아내될사람과 상의를 했다“며 집필하기 위해 받은 원고 뭉치가 사과박스 분량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술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황석영 작가는 책의 흐름과 방향을 잡아줬다. 당시엔 황석영의 기록으로 남도록 하자했는데 집필한 사람과 관련자들이 알려졌다.

그 덕에 그는 최근까지도 SNS에서 시달림을 받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 고위공무원을 지낸 그는 이명박 정부가 되면서 노골적인 비난이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개정판을 위해 ”지난30여년을 돌아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읽혀야 겠다는 마음에서 썼다.“고 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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