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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주력산업 변천사…식료품ㆍ섬유에서 자동차ㆍIT까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1970년대 우리나라 광공업의 고성장은 가죽ㆍ신발, 식료품 등 경공업 제품이 이끌었다. 이후 1980~1990년에는 정부의 수출 주도 중화학공업 육성책으로 화학제품, 자동차, 석유정제, 기계장비 등이 전면 등장했다. 2000년대에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바람을 타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이 성장했고 자동차도 한층 더 경쟁력을 키우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등장했다. 그 사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품목도 70여개 가까이 생겼다.

[사진=헤럴드경제DB]

▶ 신발·식료품에서 반도체까지=30일 통계청의 광공업생산지수 증가율 업종별 기여도 분석 결과를 보면 1976년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29.6%나 늘어나며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그중에서도 가죽 및 신발 제품 생산이 1년 전보다 42.9% 급증, 전체 광공업 생산을 11.69%포인트 끌어올리며 기여도 1위를 차지했다.

1977∼1978년에는 금속가공 제품이 전년보다 37.1%와 4.6% 늘어나며 광공업 생산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까지는 1981년(금속가공)을 제외하면 식료품과 섬유제품, 가죽 및 신발 등 전형적인 경공업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전체 산업생산을 이끌었다.

화학제품이 처음으로 기여도 1위를 차지하면서 우리 산업의 주력으로 떠오른 것은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이다.

화학제품 생산은 전년 대비 24.1% 늘어나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을 1.87%포인트 끌어올렸다.

자동차 생산도 27.3% 급증, 기여도 2위를 차지했다. 식료품은 기여도 5위, 섬유제품은 6위로 밀려났고 가죽 및 신발은 오히려 1.9% 감소하면서 광공업생산을 0.44%포인트 깎아 먹는 등 서서히 경쟁력이 뒤처지는 모습이었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면서 자동차, 석유정제, 기계장비 등 중공업 제품들이 산업생산 대표 주자로 올라섰다.

1990년 기계장비, 1991년 석유정제가 광공업 생산 기여도 1위에 올랐고, 1993∼1996년에는 자동차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2000년대 초중반까지 석유정제와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기계장비 등 중공업 제품들이 번갈아가며 광공업 생산 기여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다 IT바람을 타고 급성장하던 반도체가 매섭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2006년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55.7% 급증, 전체 광공업 생산을 1.17%포인트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1위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전자부품, 기타운송장비, 기계장비, 자동차 등 중공업, IT 산업제품들이 광공업 생산 전면에 나섰다.

스마트폰 생산 확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2015∼2016년 연속으로 반도체가자동차를 밀어내고 전체 광공업 생산 기여도 1위를 기록했다.

▶선박·자동차·반도체·석유제품수출 주도= 품목을 살펴보면 이미 1970년대부터 중화학공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 주도 전략을 경제성장의 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7∼1978년 순항선·유람선·페리보트 등 선박이 수출 1위 품목이었다.

1979년 남성용 셔츠가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1980∼1986년 7년 내리 순항선·유람선·페리보트 등 선박이 수출 1위 자리를 지켰다. 198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수출효자 종목으로 등장한다. 1987년에는 자동차 수출액이 27억4904만5000달러로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배가 넘게 증가했다. 반도체에 쓰이는 전자집적회로도 이때 수출 3위 품목에 자리했다.

이듬해인 1988년에는 자동차와 전자집적회로가 나란히 수출 1, 2위를 차지했고,이후 1989년부터 2000년까지 12년 동안 전자집적회로가 계속해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그 사이 전자집적회로의 수출액은 1993년(3.1%), 1996년(-15.2%), 1998년(0.2%)단 3개년을 제외하고 매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출액은 1989년 36억1820만달러에서 2000년 200억636만달러로 5.5배 증가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수출 1위 바통은 자동차가 이어받았다.

자동차도 이 기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전자집적회로 수출이 55.4% 증가하며 왕좌를 탈환했고, 2011∼2013년에는 석유제품인 석유와 역청유가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시 전자집적회로가 수출 1위 노릇을 했다.

▶韓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68개=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산 중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품목도 60개가 넘게 생겨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는 항목은 2015년 기준 68개다.

2011년 61개, 2012년 65개, 2013년 68개, 2014년 67개 등으로 수치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전 세계 수출 1위 품목 개수 순위 역시 2011년 15위에서 2012년 14위로 소폭 상승한 뒤 2015년까지 순위를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2015년 기준 화학제품이 22개, 철강 12개, 섬유제품 9개, 비전자기계 7개 등이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액정디바이스 부분품, 메모리반도체, 탱커 등 26개 품목은 최근 5년 이상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1위 자리를 언제까지나 지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일부 품목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고, 맹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품목도 여러개 있기 때문이다.

화학제품 중 1위 품목 수는 2011년 15개에서 2015년 22개로 7개 늘어나는 데 그쳤고, 비전자 기계 1위 품목 수도 같은 기간 3개에서 7개로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2015년 기준으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68개 중 17개 품목에서 중국이 2위를 차지하면서 호시탐탐 한국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특히 철강제품, 비전자기계, 수송기계, 섬유제품 등에서 각각 3개 품목씩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4년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가 2015년에 밀려난 17개 품목 중 절반에 가까운 8개의 왕좌를 중국이 물려받았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력업종은 중국의 압박이 전반적으로 심해지고있다”며 “4차 산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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