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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싸움 줄어드니…TV토론, 그나마 볼만해졌네!
스탠딩 대신 원탁에 앉은 후보들
여론 의식한 듯 공약대결에 집중

#. 지난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정효성(57ㆍ여) 씨는 한 번 더 속는 셈 치고 TV 채널을 대선후보 토론회가 열리는 JTBC로 돌렸다. 지난 세 차례 열린 TV 토론회에서 각당 대선 후보들이 보여준 구태의연한 막말과 감정싸움에 질려버렸지만, 대통령 탄핵과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서 아무나 뽑을 수 없다는 생각에 토론회를 지켜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4차 토론의 모습은 우려와 달랐다는게 정 씨의 설명이다. 정 씨는 “지난 3차 TV토론은 절반도 보지 않고 TV 채널을 돌려버렸는데 이번엔 끝까지 시청했다”며 “대선후보들 사이의 과거지향적 말다툼이나 감정싸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모습에 실망한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한 듯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JTBCㆍ중앙일보ㆍ한국정치학회 공동 주최 대선후보 초청 4차 TV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확 줄이고 자신의 공약을 알리고 상대방의 공약을 검증하는 데 집중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 카메라를 바라본 채 진행됐던 앞선 세 차례와 달리 처음으로 원탁에 둘러 앉은 각당 대선 후보들은 ‘송민순 회고록’, ‘가족 채용의혹’, ‘돼지발정제’, ‘박지원 상왕’ 등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해 자주 사용됐던 주제들을 언급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짧게 지적한 뒤 넘어갔다.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시민들 역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직장인 이종원(29) 씨는 “정책과 관련해 후보들이 각자 자기 비전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이번 토론이 가장 토론다웠다”며 “색깔론과 네거티브에 집착하던 후보들이 지지율 하락이란 시청자와 유권자의 ‘채찍질’을 수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수준만 유지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자의 매끄러운 토론 진행에 대해서도 호평이 많았다.

직장인 조정근(34) 씨는 “지난 1~3차 TV토론 진행자들이 단순히 시간을 배분하는 역할에 그친데 비해 이번 4차토론에서는 전체 맥락을 모두 이해하고 대선후보 발언의 완급을 조절하는 사회자의 역할이 돋보였다”고 했다. 시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이날 TV토론 시청률은 15.9%(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종합편성채널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상파 등 모든 채널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이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계속된 과거지향적 네거티브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일침을 놓았다. 직장인 정수민(35ㆍ여) 씨는 “이전 토론회에 비해 차분해진 느낌이었지만, 지지도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설’ 등의 이야기로 소모적인 말싸움을 유도하는 후보자의 모습은 여전히 실망스러웠다”며 “다음 토론에선 ‘이보세요’, ‘버릇없이’ 등 대통령 후보답지 않은 거친 언행들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윤·박로명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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