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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정치+기술’ 결합한 피스컬노트 창업자 팀 황
[SUPERICH=이세진 기자] ‘정치’와 ‘스타트업’이라는 낯선 조합이 오늘날의 시민 참여를 바꾸어놓고 있다. 스타트업 하면 정보기술(IT) 업체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치와 스타트업의 만남도 꽤 흥미롭다. 실상 정치도 모험(ventureㆍ벤처)과 다름없는 터라, 두 조합이 새롭게 보이는 것이 새삼 신기할 정도다.

정치인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정치인들이 SNS로 지지자들과 소통한다는 이야기일까? 모두 아니다. 모 통신사의 광고카피인 “기술 들어갑니다”라는 말을 떠올려보자. 시민들의 정치 참여 과정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만들거나, 정부기관을 상대로 하는 입법 과정에 참고할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것 등이 ‘정치 스타트업’의 주요 일들이다. 

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 [출처=피스컬노트 홍보 영상 캡처]

이 같은 스타트업 가운데 최근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근거로 하는 ‘피스컬노트(Fiscal Note)’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된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 찾기’ 사이트인 ‘누드대통령’의 개발업체 ‘피스컬노트코리아’로 더 익숙하다. 2013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 스타트업은 “정부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법의 미래를 재창조했다(포브스ㆍ2015년)”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스컬노트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대표는 올해 25세의 한국계 미국인인 티모시 황(Timothy Hwangㆍ한국이름 황태일)이다. 이민자 2세인 그는 메릴랜드주 록빌에서 자라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학생 교육의원으로 당선됐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공립교육 재정 확대를 위한 활동을 펼쳤다. 

미국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워싱턴 D.C. 거리

프린스턴대학에 진학한 후 2013년 그는 중학교ㆍ고등학교 동창인 제라드 야오, 조나단 첸과 함께 2013년 ‘실리콘 밸리 플러그 앤드 플레이 스타트업 캠프’에 참여했고, 한 모텔 안에서 10개월간 합숙하며 피스컬노트를 탄생시켰다.

2014년 페이스북 워싱턴 D.C. 지사가 쓰던 사무실에 입주한 피스컬노트는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피스컬노트는 현재 개발자, 인공지능 연구원, 변호사, 전 정부 관계자, 교수 등 15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4년차 스타트업이 됐다.

피스컬노트는 현재 미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법안, 규제 등 각종 정부 데이터를 알기 쉽게 가공해 실시간으로 추적ㆍ관리해주는 법률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로 다른 법을 운영하는 미국의 50개 주와 1개의 특별구, 의회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법안 통과율을 예측하는 기능(GRMㆍGovernment Relationship Management)이 주요 서비스다. 고객사는 자신이 입법하고자 하는 법안이 어느 주에서 얼마만큼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지 피스컬노트를 통해 모의 실험해보면서 탐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피스컬노트 서비스 화면 [출처=OL]

피스컬노트는 현재까지 총 2830만달러(320억원ㆍ피치북)의 투자를 유치했다.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 댈러스 메버릭 구단주이자 미국 창업 리얼리티쇼인 ‘샤크탱크’ 진행자 마크 큐번, 중국 SNS 업체인 렌렌 등이 주요 투자자로 화제를 끌기도 했다. 피스컬노트의 고객사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 최대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세일즈포스, 식료품 유통업체 월그린과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피디아, 전미교육협회 등이 피스컬노트의 정보를 사고 있다.

팀 황 대표는 피스컬노트와 함께 스타트업계와 정치계에서 동시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30인(30 Under 30)’, CNN의 ‘탑 10 스타트업’,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탑 25 화제의 스타트업’ 등에 이름을 올렸다. 또 팀 황은 2016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의 기술선구자(Technology Pioneer)로 선정되기도 했다. 

팀 황 대표 [출처=Bethesda Magazine]

지난해 피스컬노트는 한국에 첫 번째 해외 지사를 냈다. 팀 황 대표는 향후 한국뿐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올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 지사는 2010년 ‘우리동네 후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바 있는 강윤모 대표가 이끌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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