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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정부 셧다운’이 트럼프 취임 100일 선물?
민주,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거부
28일 예산안 통과 못하면 현실화


오는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업무정지)을 선물로 받을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의회에 요구하고, 의회는 이를 거부하면서 정부 예산안 제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는 28일 정부 최종예산안 제출 마감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건설 자금을 요구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안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2018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멕시코 장벽 건설 자금으로 내년도에 1차분으로 41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편성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은 장벽 건설에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고 있다. 2018회계연도 예산안에 장벽건설 자금이 포함되는 어떠한 법안도 거부하며, 공화당이 관련 법안을 밀어붙이면 다른 예산안을 저지해 정부 셧다운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도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 장벽 예산을 위한 싸움은 나중에 하자는 입장이다. 장벽이 들어설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벽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전면전에 나서 예산 싸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자극적인 ‘마약 프레임’을 동원해 미국 내 심각한 사회 문제인 마약 사용과 밀수입을 막으려면 장벽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벽 건설을 막는 것은 마약 밀수를 돕는 일’이라는 논리로 야당과 여당 내 반대파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 국경 장벽(The Wall)은 마약이 우리나라로 유입돼 우리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을 중독시키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장벽이 지어지긴 하겠지만, 만약 안 된다면 마약 문제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대로 멕시코가 장벽 건설 비용을 대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가 먼저 아주 필요한 국경 장벽 비용에 대해 예산 투입을 시작할 수 있고, 추후에 멕시코가 어떤 형태로는 (비용을)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와 의회의 반발로 취임 99일째인 28일부터 연방정부는 셧다운될 위기에 놓였다. 셧다운에 돌입하면 정부는 군인, 경찰, 소방 등 일부 필수 기능만 유지한 채 업무를 잠정 중단하게 된다. 해당 업무 관련 외에 수십만 공무원들은 강제 무급휴가를 떠나야 한다.

연방 예산 전문가인 스탠 콜렌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간 가장 큰 실패는 트럼프 정부가 의회와의 협력 관계를 완전히 확립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의회 내부에서는 셧다운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충돌이 ‘치킨 게임’으로 치달아 셧다운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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